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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 | Rotten Heart

샤넬93 2021. 3. 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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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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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하룻밤을 보낸 기분은 어떤가요, 천새벽.
 
당신만을 바라보고, 당신만을 위해 사는 그 다정한 악마말입니다.
 
이 잔인하고 무도한 악마는 밤새 당신의 이름을 속삭였습니다.
 
그것을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그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야 할 운명이겠죠. 당신이 내켜하든, 내켜하지 않든 말이에요.
 
강제된 사랑은 저주와 다름이 없어, 벗어나려해도 벗어나지지가 않습니다.
 
당신의 전생, 과거라는 의 마지막 소원 때문에. 윤회를 거쳐서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짐이 되었지요.
 
어젯밤은 알파, 악마가 어디선가-이는 중요하지 않겠지만- 당신을 위해 왕이 마신다는 포도주를 구해왔고 악마는 친구에게 받았노라는 술을 곁들였습니다.
 
천새벽:(친구가 있었군)
 
어젯밤은...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농밀했어요. 이제 알파는 퍽이나 당신을 위하는 방법도 잘 알게 되었죠.
 
새벽이 눈을 떠도, 옆자리에 알파가 잠들어있음이 보이지 않나요.
 
...
 
잠깐, 자고 있다니. 당신은 한 번도 악마가 '깊은 잠'에 빠진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당신을 흉내내고자 눈을 감는 시늉을 했을 뿐, 인간의 잠과 악마의 잠이 같을 리가 없습니다.
 
얼핏 밖을 보면 해는 중천에 떠올랐고, 저멀리서 오시를 알리는 경쾌한 종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의 시중을 드는 튀징그들은 몇 번이고 문을 두드리고 있네요.
 
어떻게 할까요, 천새벽. 악마를 꺠워야할까요?
 
천새벽:(어? 그를 한 번 세게 흔들어본다.) 알파.
 
천새벽은 악마를 흔들어보았으나, 그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천새벽:알파? (몇 번 더 흔들어보다가 대답이 없다면, 슬쩍 귀 아래의 맥을 짚어본다.) 죽은 거 아니죠?
 
심장이 뛰지 않는 악마에게 맥은 짚어지지 않았지만, 체온은 따뜻하고 옅게 숨을 내쉬듯 가슴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마치 살아 있는 시체처럼.
 
천새벽:…….
(튀징그들이 두드리는 문을 열어준다.)
 
천새벽이 문을 열어주자, 하얗고 역겹게 생긴 튀징그가 들어와 천새벽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합니다.
 
하얗고 역겨운 것: 안녕히, 주무셨나요... 인간의 영혼이시여...
 
천새벽:어…, 네. 저는 잘 잤는데, …악마도 원래 잠을 자나요? (알파를 슬쩍 눈짓했다.)
 
하얗고 역겨운 것: (튀징그는 베일로 가려졌으나, 목에 놓인 입이 뻐끔이는 모습은 얇은 천 너머로도 볼 수 있었다.) 잠이라는 것은...?
 
천새벽:아…. (미간을 좁히고 잠시간 생각한다.) 잠을 자는 걸…몰라요? 나는 매일 잠을 자잖아요. 침대에서 눈을 감고…아니, 아무튼. 저…알파가, 안 일어나는데, 어디가 아픈 건 아닌가 해서요.
 
하얗고 역겨운 것: 주인님께서, 아프실 일은... 없습니다.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는 튀징그는 도저히 새벽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천새벽:그야…그렇겠지만.
 
하얗고 역겨운 것: 아아, 다만... ... 주인님의 친우에게서... 연락이, 와서... 이를 전해드려야...
 
천새벽:아…, 친구요. (친구가 있긴…있었구나.)
 
하얗고 역겨운 것: 주인님께서 말씀을 전해받지, 못한다면... 인간의 영혼에게, 대신, 부탁드립니다...
 
천새벽:뭘…어떻게 말인가요? (서찰이라도 보낸 걸까? 손에 뭐가 들린 것이 있는지 기웃기웃…본다.)
 
하얗고 역겨운 것: 통신기에서... 친우분께서... 답을 기다리신다고...
 
천새벽:통신기.
 
하얗고 역겨운 것: (튀징그의 손에는 들려있는 것이 없으나, 문 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인간의 영혼...께서, 답을 해주신다면... 기뻐하실 것입니다...
 
천새벽:(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모르는 악마가 꺼려지는지, 약간 미간을 좁혔다가는 한숨을 내쉰다.) 통신기는 어디에 있는데요?
 
하얗고 역겨운 것: 안내해드리겠, 습니다... 따라오시길...
 
튀징그는 먼저 알파와 천새벽의 침실을 나서며 긴 복도를 지납니다.
 
천새벽:(쫑쫑…)
 
천새벽이 따라간 곳은 침실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작은 안채입니다. 튀징그가 문을 열자 그 안에는 천새벽의 무릎께까지 오는 청동으로 된 장치가 한 가운데 놓여있습니다.
 
기묘한 세공이 새겨진 장치에 놓인 조작단추 하나가 깜빡입니다.
 
천새벽:……? (튀징그와 장치를 번갈아본다.)
 
하얗고 역겨운 것: ...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천새벽:(음…조작단추를 눌러본다.)
 
조작단추는 기계를 작동시키는 전원이었는지, 기계는 짧은 소음을 내더니 새겨진 세공 가운데 박힌 붉은 보석 위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연기 속, 거대하고 빛나는 원뿔의 모습이 비칩니다.
 
알 수 없는 기관들이 수 어 개 붙어있는데, 길이가 마구 늘어났다가 줄어들길 반복합니다.
 
천새벽:(저도 모르게 반 발짝 물러난다.)
 
죽어버린 생선의 눈처럼 반질대는 여러 개의 눈이 천새벽을 담습니다.
 
역겹고 낯선, 진실된 악마의 모습에 소름이 끼칩니다.
 
위대한 이스족을 목격한 천새벽, 이성다이스. (0/6)
 
천새벽: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악마의 모습, 그래요. 알파도 필시 본래의 모습은 저러할지도 모릅니다. 마냥 두려워할 수는 없겠죠.
 
천새벽은 떨리는 다리와 올라오는 혐오감을 넘어서 위대한 이스족을 마주합니다.
 
위대한 이스족: (낯선 언어, 천새벽은 단언컨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갖가지의 언어로 천새벽을 향해 말을 건네다 문득 반가운 한국어가 들린다.) 예상치 못한 일이로군.
 
천새벽:(잠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머리를 두어번 흔들었다.) …어…어떤 일이…말입니까?
 
위대한 이스족: 인간이 내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 그대는 ■■'■■■ ■의 귀애하는 자가 맞는가. (양 팔, 그것을 팔이라 불러도 좋을지 모를 긴 촉수가 새벽을 향해 늘어진다.)
 
천새벽:(다시 한 발 뒤로 물러난다.) …아마도…?
 
위대한 이스족: 인간이여, 통신기에 답을 한 까닭을 말하라.
 
천새벽:(여전히 촉수에 시선을 두고 있다가는, 말한다.) 그는 지금…잠에 들어서 일어나지를 않아요.
 
위대한 이스족: 잠에 들었다니. (천새벽의 머리를 울리던 목소리가 일순 끊기며 방 안에는 정적이 흐른다. 그러나 얼마지 않아 그 소름끼치는 속삭임과 같은 대화가 이어진다.) 그래, 그래. 알 것 같군. 어제 ■■'■■■ ■ (기이하게 그의 이름을 말할 때면 노이즈가 생겨난다.)은 술을 마셨겠지?
 
천새벽:아…, 맞아요. 그랬죠. (잠시간 침묵한다.) …악마도 숙취가 있는줄은 몰랐는데.
 
위대한 이스족: 내가 건넨 술은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지. 정신이, 다른 시공으로 간다는 말이 옳겠어. 그것이 우리 종족에게 있어 취한다는 개념이다. 너희 피조물의 이치에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정신체인 우리와는 달리, ■■'■■■ ■은... ...그 육체를 쓴 지가 무척이나 오래됐군. 예상치 못 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천새벽:부작용이요.
 
위대한 이스족: 잠에 들었다는 것은 곧, 육체가 버려지고 그 정신만이 과거로 간 바.
깨어날 시간은, ■■'■■■ ■에게는 짧겠지만, 네게는 기다릴 수 없는 평생이 될 지도 모르겠군.
 
천새벽:(이걸…말이라고?)
 
위대한 이스족: 다만 악마가 귀애하는 인간아, 네가 그를 데려온다는 건 가능하지.
 
천새벽:…데려온다는 건… (약하게 찡그렸다.) 다른 시공간에서 말입니까?
 
위대한 이스족: 그렇다.
 
천새벽:…어떻게요?
 
위대한 이스족: (촉수가 허공을 흔들자, 호흡하기가 어려울만큼 공기가 무거워진다. 안개 너머 보이는 별, 혹은 작은 빛이 터지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이 일은 우리 종족의 실수. ■■'■■■ ■의 분노를 살 수는 없으니, 귀애하는 인간을 그에게로 보내마.
 
천새벽:(놀라서 숨을 크게 들이킨다. 호흡을 잠시간 고르다가 묻는다.) …돌아올 수는 있는거죠?
 
위대한 이스족: 그래.
 
천새벽:(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 슬그머니 살피는가 싶다가는 말한다.) …그럼 못 갈 건 없겠네요…어떻게 가서 어떻게 돌아오는 겁니까?
 
위대한 이스족: (위대한 이스족, 수많은 눈동자가 구르는 원뿔 모양의 '악마'가 연기에서 뻗어나온 촉수로 허공을 가르자 공기가 찢어지고 주문진이 형성되어간다.) 귀애하는 인간이 그를 깨우면 된다. 그는 술에 취해있으니.
주의하라.
너는 과거에 개입해서는 안 되느니.
열 두 번의 종소리가 울리기 전에 돌아와야 할 터이다.
흉측한 것이 너를 찾아내지 못하게 하라.
 
점차 숨이 막혀왔습니다.
 
처음은 머리가 어지럽더니, 눈이 감기고, 어떠한 말도 채 꺼내지 못하도록 입조차 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눈이 감기고, 힘이 풀린 다리가 땅에 주저앉았을 때
 
첫 번 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 ...
 
...
 
...
 
부스럭, 풀 숲을 지나는 형체의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천새벽:(좀 더 상냥한 방식으로는 못 보내는 건가? 머리를 두어번 흔들었다가 고개를 들어 형체를 확인한다.)
 
순식간에 바뀐 풍경.
 
초록색이 우거진 여기는... 숲, 인가요? 다람쥐가 한 마리 뛰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심지어는 천새벽의 몸에도 흙과 나뭇잎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양, 몸이 욱씬거리며 아픔을 호소합니다. 어딘가 부러진 건 아닐지. 1만큼의 체력이 감소합니다.
 
대체 이곳은, ...어디일까요?
 
천새벽:(아오…)
(뻐근한 몸을 조금 주물러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가 보이는지.)
 
푸른 하늘과, 찬란한 햇빛...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천새벽은 지금 아름드리나무 밑에 있습니다.
 
퍽이나 평화롭고, 한적한 풍경입니다. 이런 곳에 악마가 있는 걸까요.
 
천새벽:(이런 곳을 좋아하는 취향인 줄은 몰랐는데. 사람들이 지나는 길이라도 있는지, 찬찬히 둘러본다.)
 
인적이 드문지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작게 난 산길이 있습니다.
 
천새벽:(따라가본다.)
 
천새벽이 산길을 천천히 따라가자, 저멀리서 어떤 인영이 보입니다.
 
저건, ...
 
알파?
 
천새벽:(아, 이렇게 쉽게? 쪼르르 다가가 부른다.) 알파?
 
Alpha:... ... (알파는 저멀리서 산길을 오르다 이내 천새벽의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란듯 눈이 커진다. 이런 얼굴을 하던 사람-아니, 악마였던가.)
당신,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심지어는 입아귀를 올려 작게 웃음까지 지으며 그를 한팔로 가벼이 안아든다.)
 
천새벽:……? (당황해서 멈칫한다. 취했다더니, 아주 많이 취한 모양이었다.) 당신…친구라는 분이 보내주었는데요. 친구는 좀 골라서 잘 사귀셔야겠어요….
 
Alpha:친구? (전혀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았다. 잠시간 천새벽의 얼굴을 가만 주시하다, 이윽고 팔을 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이런... 미안합니다. 아내인 줄 알고. 실례가 많았군요. (꼭, 영락없는 인간의 모습이다. 인간을 흉내낸다는 말로도 부족할. 알파는 작게 중얼거린다.) 아내에게 동생이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천새벽:(이거…연기를 하는 건 아니겠지? 이 악마가 이런 시시한 장난을 칠 것 같지는 않은데. 벙찐 얼굴로 바라본다.)
(무슨 생각인지 심리학 판정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천새벽:
심리학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알파는 어떤 연기도, 거짓말도 하는 것 같아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천새벽을, 천새벽과 아주 닮은 누군가와 착각한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천새벽의 얼굴을 보고서도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을 보아, 마치 천새벽을 모르는 듯이 대하고 있습니다.
 
천새벽:…….
혹시 아내분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Alpha:(이상한 것을 묻는다는듯, 미간을 살짝 찡그린다.) 발렌티노입니다.
 
천새벽:아. (대강은 상황이 짐작가기는 하는데, 입가를 손으로 덮고 매만진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묻는다.) 그…혹시…귀신…같은 거 믿으시나요?
 
Alpha:...? 글쎄요. 잘 모르겠군요.
 
천새벽:제가 그… (아…미치겠네…알파를 찾으면 반드시 화를 내 주겠다고 생각한다.) 그쪽하고 닮은 귀신…사람을…하나 찾아야 하는데…, …혹시 마을이 어느 쪽인가요?
 
Alpha:(귀신을 찾는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무시한다. 아내와 얼굴은-정말 이상할정도로 무척이나 닮았으나, 옷차림새나 말투나 어딘가 기이해서. 그를 상종하지 않는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이 보일 겁니다.
 
천새벽: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아니, 정말 닮았네! 한숨을 푹푹 내쉬며 길을 따라 마을 쪽으로 가본다.)
 
알파, 혹은 알파를 닮은 누군가는 산을 좀더 올라 외딴 곳에 놓인 집으로 향합니다. 천새벽은 그와 반대로, 길을 따라 내려가며 오랜 유로파-새벽이 가보았을지는 모르나,-의 느낌이 물씬나는 마을에 다다릅니다.
 
그때,
 
두 번 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천새벽:아, 벌써… (그래도 아직 두 번째니까. 마을을 조금 거닐어본다. 알파를 쉽게…찾을 수는 없겠지?)
 
마을을 거니는 천새벽의 마음에는 어렴풋하게 드는 감정이 있었습니다.
 
두려움과 분노, 슬픔, 그리고 그리움...
 
무척이나 익숙하고 낯이 익은 도시는 당신을 반깁니다. 저 너머에는 빵집이 있고, 의사가 있고, 농부나... 또, ...를 악마와 계약하게 만든 교회도 있었죠.
 
하필 이 시간, 이곳이라니.
 
천새벽:(하아이고…….)
 
가 처음 알파에게 소원을 빌기 몇 년 전의 모습입니다. 그 때 당신, 아니 의 하루하루는 영롱하게 빛이 나고, 세상은 꽤나 살만한 곳이었는데.
 
'알파'에 대해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천새벽:(이걸 어쩐다. 이 때라면 악마는 이 곳에 없지 않을까 싶은데, 다른 용무로 오기라도 한 걸까? 한참 망설이다 마을 사람 하나를 붙든다.) 저,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붙잡힌 마을사람: 어? 발렌티노?
(위아래로 훑어보고, 여식의 몸인 것을 깨닫는다.) 아이구, 동생인가보네. 뭐, 물어봐요.
 
천새벽:(아…잠시간 머뭇거리다 묻는다.) 저, 혹시 근처에서…중후하고 조금 나이 있는…잘생긴 사내 본 적 없으신가요? 알파라고 부르는데.
 
붙잡힌 마을사람: 알파, ..알파라면...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보인다.)
 
옆에 있던 마을사람: 발렌티노 집에서 함께 사는 그 이 아니우?
 
붙잡힌 마을사람: 아, 그렇네. 그렇네. 저어기 산길 따라 올라가면 집이 한 채 보일 겁니다.
 
천새벽:…아, 그런가요…. (도움이 안 되는군….)
 
붙잡힌 마을사람: (저들끼리 쑥덕거린다.) 아니, 암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낯선 외부인을 집으로 데려온대...
 
옆에 있던 마을사람: 워낙 사람이 좋잖수. 신실허구. 그 데려온 남자가 일도 곧잘 한다구 하더만.
 
천새벽:(다른 사람이다)
(이건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사람이다.)
 
붙잡힌 마을사람: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건가요? 그에 대해 아는 거라도 있나?
 
천새벽:아, 아뇨. (잠깐 침묵한다.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제 친구가…음, 전해줄 말이 있다고 했거든요. 그 분 말고 다른 '알파'는 없나요?
 
붙잡힌 마을사람: 없지? (옆에 사람과 마주보아도 전혀 떠오르는게 없는지 고개만 설레설레 가로젓는다.) 그런 외지인이 둘이면 큰일나지.
 
옆에 있던 마을사람: 뭐 어디 사람 찾고 있으면 시내에 있는 술집이라도 가보슈. 거긴 우리보다 더 소문이 빠르니까?
 
천새벽:(그런 외지인?) 아, 감사합니다. (허리 숙여서 꼬박 인사한다. 별 도움은…안 됐다. 근처에 술집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는지 살펴 들어가본다.)
 
주거지를 지나 더 아래로 내려오니, 상점가가 줄을 선 시내가 보입니다. 이따금 노점상의 주인은 천새벽을 발렌티노라 생각하는지, 새로 들여온 약초따위를 권하기도 합니다.
 
골목을 몇 번 지나고보니, 아직 영업준비를 하는 듯한 주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천새벽:아…. (하긴 술집을 열기에는 이른 시간이지. 잠깐 고민하다가, 교회 쪽을 살펴본다. 아직 종은 두 번 밖에 안 쳤으니까…저기로 한 번 가 볼까?)
 
교회에는 사람들이 다수 모여 기도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전, 발렌티노를 험담하고 고문하기에 앞장 섰던 그 교회입니다. ...끔찍한 기분이 들지만, 들어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천새벽:(징그럽기는. 아무 말 없이 교회로 발을 들여 살펴본다.)
 
교회의 단상 위쪽으로 십자가가 걸려있고, 오른편에는 고해성사실이 있으며 대체적으로 긴 벤치가 놓여 신도들이 기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겉보기에는 평범한 교회입니다.
 
천새벽:(고민한다. 특별히 살펴볼만한 건…없는 걸까? 고해성사실이라도 조금 기웃대본다.)
 
특별히 살펴볼만한 건 없어보입니다. 고해성사실은 현재 비어있어, 들어가볼 수 있을 듯합니다.
 
천새벽:음. (들어가본다.)
 
전생에는 이런 곳에 자주 왔었죠, 안 그런가요? 어둡고 좁은 고해성사실입니다.
 
누군가 천새벽이 들어온 것을 보았는지, 옆칸에 문이 열렸다 닫히고 곧이어 고해성사를 위한 기도가 이어집니다.
 
천새벽:…. (아이고…)
 
모습이 보이지 않는 신부: 죄를 고하기 위해 찾아오셨나요?
 
천새벽:(머리를 쌩쌩 굴려본다. 죄라고 할 만한 것이라면 악마랑 사는 것부터가 죄일텐데, 그다지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마…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해성사실 안을 천천히 살펴본다.)
 
고해성사실을 둘러보던 천새벽은,
 
어두운 구석에서 하얀 무언가를 목도합니다.
 
저것은... ...눈동자?
 
천새벽:…?
 
천새벽은 이곳에 오기 전 위대한 이스족이 준 경고가 떠오릅니다.
 
주의하라.
 
너는 과거에 개입해서는 안 되느니.
 
흉측한 것이 너를 찾아내지 못하게 하라.
 
구석진 어둠 속에서 천새벽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마치 천새벽이 '무언가'를 말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음습하고, 지저분한 허기로 천새벽을 노리며.
 
천새벽:…다음에 다시 마음을 먹고 오겠습니다. 말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저건 대체 뭐지? 잽싸게 고해성사실을 빠져나온다. 숨을 천천히 고르며, 십자가를 바라본다.)
 
십자가는 그저 고요하게 저 먼 위에 매달려있을 뿐입니다.
 
천새벽:(교회에서는 딱히 찾아볼 수 있는 게 없는 걸까? 악마니까 당연한가? 조금…실망하며 바깥으로 나간다.)
(아직 술집이 열 시간은 아니려나? 특별히 눈에 띄는 건물이 있는지 슬슬 살펴본다.)
 
주점은 문을 열진 않았지만, 종업원이 내부를 정리하고 있어 말을 건넬 수는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천새벽:(음…노크하고 들어가본다.) 말씀 좀 묻겠습니다.
 
주점 종업원: 아, 네! 아직 술은 안 파는데 괜찮으세요?
 
천새벽:네, 괜찮습니다. (웃으며 안으로 들어선다. 문을 닫는다.) 사람을 좀 찾고 있거든요. 중후하고 잘생긴…알파라고 하는데요.
 
주점 종업원: 알파요? (뺨을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진 집에서 살고 있어요. 약초사분과 같이요.
 
천새벽:그 알파 말고 다른 알파는 없죠?
 
주점 종업원: 어우, 그럼요. 사람 이름이 알파인 것도 이상한 일인데요. (종업원은 웃어버린다.) 마을도 한동안 그 사람 얘기로 말이 많았다니까요.
 
천새벽:그건 그렇죠. (사람이 아니라 악마니까.) 아…무슨 얘기로요?
 
주점 종업원: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겠고, 어느나라 사람인지도 모르겠는데 약초사분이 산에서 쓰러져있는걸 보고 데려와서 같이 지낸다고 하니까요.
머리가 다친 건지,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 소문만 많죠. 탈영병이거나, 범죄자라는 말도 있고. 기억 못 한다는게 거짓말일수도 있잖아요.
 
천새벽:(이건…뭔…고양이 주워 키우는 것도 아니고…)
 
주점 종업원: 그러고보면 당신도 약초사분하고 상당히 닮았는데. 쌍둥이인가요?
 
천새벽:아뇨, 남이에요. 뵌 적은 없는데…다들 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음…, 그 사람에 대한 건…그게 전부인가요?
 
주점 종업원: 으음- 그렇네요... 워낙 말수도 없는 사람이어서요. 여기까지는 잘 내려오지도 않고. 알파에 대해서는 어떻게 아시는데요?
 
천새벽:그렇군요…, 아, 아뇨. 그 분은 잘 모르는데, 아무래도 동명이인인 것 같아요. (어색하게 웃었다.) 여하간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점 종업원: (꾸벅 인사하면서도 어쩐지 호기심 어린 눈은 여전하다.) 예, 들어가세요.
 
천새벽:(주점에서 나오며 한숨 쉰다.) 아이고…. (아무래도 이 알파가 그 알파인 것 같긴 한데, 취해서 정신이 없는 건가? 주사가 장난이 아닌 모양인데….)
(마을에서 더 둘러볼 수 있는 건…없을까? 잠깐 고민하다가는, 알파가 올라간 그 집으로…가 보기로 한다.)
 
아무래도, 천새벽이 여태 고민하고 또 수소문해보아도 사람이 성실하고 착하다는 '그 사람'은 알파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요. 당신이 질색하다 못해 오래토록 떼어내고 싶기도 했던 그 악마 말입니다.
 
사랑의 저주가 무색하게도 고작 술 한 병에 취하여-그것이 악마의 술일지라도!- 천새벽과 지냈던 그 모든 세월을 잊은 듯합니다.
 
천새벽:(괘씸!)
 
위대한 이스족이 말했던대로, 알파를 깨운다면 우리는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겠죠.
 
하지만 어떻게 깨워야할 지, 조금은 막막해지기도 합니다.
 
여러 생각을 품은 천새벽은 일단 알파를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 순간,
 
세 번 째 종이 울립니다.
천새벽은 세 번째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올랐습니다.
 
얼마지 않아 저 멀리서 소박한 오두막이 보입니다.
 
벽에는 꽃이 한 아름 걸려있고, 창으로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흐릅니다.
 
굴뚝에서 흰 연기가 흘러나오는 걸 보아 약초를 찌는 모양입니다.
 
행복하겠죠.
 
정말로, 그들은 행복할 거예요.
 
이런 걸 짐작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이 집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나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 너무나도 친밀한 사람.
 
과거의 당신입니다.
 
전생을 마주한 천새벽, 이성 다이스. (1 / 5)
 
천새벽: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까맣고 서글픈 것에 심장이 아려옵니다. 과거의 그가, 아니 당신이 어떻게 될 지 잊을 수 없기에.
 
Alpha:... ... 당신하고 닮은, ... ... (무어라고 말한다.)
 
``그``: 잘못보셨겠죠. (알파의 말에 답을 하면서도 퍽 그 목소리가 살갑다.)
 
악마와 똑같이 생긴 남편과 살갑게 대화를 나누는 가 있습니다. 남편과 똑같이 생긴 악마라고 해야 할까요.
 
Alpha:아니면, 남편이었고 악마인 존재라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남편이었고 악마인 존재라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그를 소환할 때까지만 하여도 기막힌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마저도 필연이었다니.
 
과거로 넘어 온 알파가 당신과 사랑에 빠졌던 겁니다.
 
천새벽:……. (마른세수한다. 이거 대체…어떻게 해야 하지?)
 
악마에게 사랑을 받는다지만 고작 인간에 불과한 당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알파를 찾아 당신의 현실로 되돌아가는 일 뿐입니다.
 
전생의 당신에게도, 마을사람 누구에게도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말할 수도 없겠죠. 저기 보이는 저 허기에 찬 눈이 아직도 천새벽을 주시하고 있으니까요.
 
그: 그럼 다녀올게요.
 
Alpha:그래, 조심하고.
 
그: (어딘가 먼 곳이라도 가는 것인지, 물건이 담긴 작은 가방과 함께 문을 나선다.)
 
천새벽, 지능 다이스.
 
천새벽: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늘이라면, 대장장이의 딸이 크게 열병을 앓아 그 날은 하루 내내 대장간에서 간호를 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나도 큰 병이라서 낫게 하느라 제법 고생했었는데. 물론 대가로 질 좋은 호미를 받았었죠. 그 다음엔 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아주, 아주, 슬프고 비참한 일이 있었는데.
 
천새벽이 상념에 잠긴 사이 가 언덕 아래를 내려가 마을로 향합니다. 지금이라면 과거에 개입하지 않고도 알파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새벽:(가 마을로 사라지는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알파에게로 다가간다.) 실례하겠습니다.
 
Alpha:(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순간 자신의 아내이길 착각이라도 한 건지 기뻐하는 기색이 있었으나 이윽고 아까 보았던 그 닮은 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어느 덧 진중한 표정으로 바뀌니, 꼭 악마였을 적과 다름이 없어보인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천새벽:음, 그게…. (대체 어떻게 말해야 헛소리같지 않을까. 말을 고르다 내심 울컥한다. 아, 적당히 마실 것이지! 짧지 않은 시간 고민하다 말한다.)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요. 혹시 마을에 언제쯤…오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Alpha:(전에도 그러했지만, 여전히 이상한 것을 묻는 천새벽을 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뜬다. 이윽고 다른 악의가 없음을 홀로 판단하고 잠시 날짜를 가늠한다.) 몇 개월은 되었으나, 오래진 않습니다. 묻는 이유는?
 
천새벽:그 전에 혹시 어디 계셨는지 기억나세요?
 
Alpha:아뇨, 전혀. 당신은 날 압니까?
 
천새벽:네. 그러니까…당신이 기억하지 못 할 때 아는 사이였죠. 아주 잘.
 
Alpha:이런. 손님을 서있게 할 수도 없으니. 들어와서 앉으세요.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 예상된다. 말을 바로하지 않고 애둘러 표하는 걸 보아 쉽게 꺼낼 얘기는 아닌가보지. 차라도 한잔 내어주는게 좋겠다 싶어 몸을 일으켜 난로가를 향한다.) 어떻게 아는 사이였습니까.
 
천새벽:음…. (눈을 데구르르 굴린다. 무슨…사이라고 해야 하지. 결혼을 한 건 아니니까…) …동거인?
그러다 한 순간에 사라져버려서…찾으러 왔는데요.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
 
Alpha:예, 애석하게도. 찾으러 왔다는 건 반길 일이지만, 나는 이곳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끓인 물을 티팟에 넣자 허브가 담겨있던 건지 작은 오두막집에 금세 향긋한 찻내음이 가득해진다.) 우습게도 당신과 매우 닮은 아내고. 차가 입에 맞다면 좋겠군요.
 
천새벽:결혼은…축하드립니다. (미치겠네.) 이게. 저한테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서요. 제가 돌아가는 법을 모르거든요…아, 감사합니다.
 
Alpha:(테이틀에 찻잔을 내어준다. 찾아온 여성의 말은 매우 이상하고 혼란하여, 마치 그 스스로도 어떤 말을 하는지 모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머리가 아픈 사람은 아니겠지. 말에 부정은 않고 고개만 한차례 끄덕인다.) 돌아가는 법을 모른다는 말은?
 
천새벽:말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면…미친 사람 취급받겠지?) 돌아가는 방법은 제가 아니라 당신이 알고 있어요. 이상하게 들릴 것은 압니다만. 제가 이… (시대…) 나라…사람이 아니라서.
 
Alpha:흠, ... (천새벽의 말은 여전히 알파의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한 듯보인다. 애초에, 느닷없이 나타난-아내와 똑같이 생긴 낯선자의 방문이 아닌가.) 옷을 보면 그러한 것 같긴하군요. 동방에서 오셨습니까?
 
천새벽:네. (잠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런 말까지 하기는…싫었는데….) 그…그냥 동거만 하는 건 아니었는데.
 
Alpha:그렇다면?
 
천새벽:볼 장은 다 본….
(아…진짜 싫다…)
 
Alpha:...내 취향도 알만하군요. (더 말은 않는다. 그러나 새파란 눈으로 천새벽의 얼굴을 가만 주시하며 제 몫의 찻잔을 들어올린다. 이상하게도 닮았단 말이지. 아내는 쌍둥이나 형제자매가 없다고 하고.) 볼 장은 다 본, 동거인이 날 찾아온 이유가... 동방으로 돌아갈 길을 알고 싶어서라고요.
 
천새벽:취향이 한결같죠.
당연히…혼자 돌아갈 마음으로 온 건 아니고요. 그 새 결혼을 했을 줄은 몰랐거든요. 그것도 엄청나게 똑같이 생긴 남자랑… (본인이지만…)
 
Alpha:동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완곡한 거절로 주제를 뒤집는다. 아무래도 여전히 천새벽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 듯하다.) 마차를 빌려 대도시로 나가, 항구로 가시면 될 겁니다. 항구에서 동방으로 가는 배가 있을 테고.
 
천새벽:(아…한대 때리고 싶다. 머뭇…머뭇.) …음, Ath'tarnok Vaal.
 
Alpha:
(To GM)rolling 1d150
 
(
16
 
)
 
 
=
16
 
Alpha:
(To GM)rolling 1d150
 
(
125
 
)
 
 
=
125
 
Alpha:(이름이란 그 얼마나 강력한 것이던가. 천새벽의 말을 듣자 알파의 눈이 순간 텅 빈 것처럼 새카맣게 물들었다 다시 돌아온다. ...알파가 입술을 달싹이나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꼭 혀에 모래라도 한웅큼 삼킨 기분이었다.) ...뭡니까, 그건.
 
천새벽:아…이거 되나? 당신 이름이요. 좀 오래된 이름. (당당해지기로…했다.) 아니, 보내달라고 할 때 죽어도 안 보내준 건 언제고….
 
Alpha:내가 당신을 안 보냈다고?
 
천새벽:네.
다리 하나 부러질 뻔 했는데…. (아님…말고)
 
Alpha:...내가 그럴 리가 없지. (이상하게도,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안다. 기억 속에는 없지만 그를 향한 기이한 끌림이 존재한다. 손으로 눈두덩을 짚고 낮게 한숨을 내쉰다.)
당신은 누굽니까.
 
천새벽:빨리도 물어보시네요. (괘씸한 마음에 괜히 한 번 타박을 놓았다.) 이름이라면 새벽입니다. 천새벽이에요. 그리고 당신과의 관계라면…, 결혼만 안 한 동거인이고요.
 
Alpha:
(To GM)rolling 1d50
 
(
46
 
)
 
 
=
46
 
Alpha:천새벽. (그 이름을 무리없이 발음할 수 있었다. 어째서? 알파 스스로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벽난로의 불이 일렁일 때마다 그의 그림자가 악마의 형태를 형성하다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천새벽. 그렇군.
 
그 순간,
 
누군가 갑자기 문을 벌컥 엽니다.
 
방문객: 제, 제발... 사.. 살려주세요! (등 뒤에 누군가를 업은 남자가 엉엉 울어 볼품 없어진 얼굴로 성급히 달려들어온다.)
 
천새벽:(엉거주춤 일어난다.)
 
방문객: (검은 피가 방문객이 온 길을 따라 흐른다. 남자는 절박하게 천새벽과 알파에게 애원한다.) 다, 다쳐서...
 
남자를 본 천새벽, 지능 다이스.
 
천새벽: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그래요. 이 남자의 얼굴을 보니 알겠습니다. 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당한 당신을 집에 버리던 그 남자로군요. 그때는 저런 표정이 아니었는데. 심드렁하기 짝이 없었는데.
 
방문객: 멧돼지에 바, 받혀서, 흐, 흐흑.... 야, 약초사님 제발 살려주세요... (천새벽을 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남자는 무릎을 꿇고 자비를 구한다.)
 
천새벽:(어쩔 줄 모르고 방문객과 알파를 번갈아본다. 이걸…어떻게 해야 해?) …뭐 아는 거 없어요?
 
Alpha:(등에 업힌 남자의 상태를 본다. 그리고 천새벽을 돌아보며 말하기를,) 의료에 대해 아는 건 없나보군. 그래?
 
천새벽:끔찍한 수준이죠.
 
Alpha:(천새벽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방문객을 향해 그는 발렌티노가 아니며, 대장간에 자신의 아내-약초꾼이 있으니 그리로 가는 것이 좋겠노라 일러준다.)
 
방문객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 환자를 둘러업고 오두막을 나서는데,
 
네 번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저 환자, 분명 를 감옥으로 몰아 세운 치 중 하나입니다. 멧돼지에 공격을 당했어도, 오늘 이후를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과거는 바뀌지 않겠지요.
 
Alpha:-..그래서. 어디까지 얘기했었지?
 
천새벽:(흘긋 보았을 뿐이다. 알파의 말에도 잠시간 아무런 말이 없다가, 정신을 차리려는 듯이 고개를 파르르 털어낸다.) 어, …그래서. 기억은 좀 나요?
 
Alpha:아직은. 하지만 네, ... 돌려보낸다는 것이 배나 말 따위를 말하는게 아니라는 건 알 것 같아.
나는 무언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내 예상이 맞나?
 
천새벽:'조금'이 아니라, 많이….
일단은…악마니까요.
 
Alpha:악마?
 
천새벽:네.
 
Alpha:...또 무슨 말을 하나했더니, 악마라니. 날 놀리려는 건가?
 
천새벽:내가 지금 광대짓 하려고 여기까지 온 것처럼 보여요?
 
Alpha:느닷없이 나를 찾아와, 나와 함께 가기 위해 이곳에 왔다 말하더니 이제는 나를 악마라고 하는 말을 믿어야 하나?
이단심문관이기라도 한 건 아니겠지.
 
천새벽:내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어떻게 증명을 해 주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당신 뿐이네요. 나는 그냥 인간이니까.
 
Alpha:그리고 너는 악마와 동거를 하기까지 한다는 거지.
 
천새벽: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진짜 미친 것 같네…
 
Alpha:네가 그렇게 느끼듯,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걸 알아야지. 지금도 꽤 의심되거든.
 
천새벽:그럴 만 하다는 건 알겠는데… (미간을 꾹…좁힌다.) …내가 어떻게 증명하길 원해요?
 
Alpha:네가 나와 동거했다, 혹은 깊은 관계였다는 증거라도 있나?
 
천새벽:뭐… (결혼반지? 있나…?)
 
천새벽의 손가락에는 결혼반지가 있습니다.
 
천새벽:(선선히 왼 손을 내밀어 보여준다. 이런…짓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서…귀가 굉장히 시뻘겋다.) 이런 거요.
 
반지를 보이는 천새벽, 심리학/설득 다이스.
 
천새벽:
설득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Alpha:
(To GM)rolling 1d100
 
(
60
 
)
 
 
=
60
 
Alpha:그건.. (천새벽이 내민 반지를 본 알파는,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알파가 직접 구해 온, 세상에서 단 둘만이 있을 반지였다. 하나는 자신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내-발렌티노의 손에 있다. 그러나 그가 그것을 갖고 있다는 건. 알파는 문득 든 두통에 신음하며 머리를 부여잡는다. 보고싶었어요, 사랑해요... 그 말을 하며 죽어가던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발렌티노, 나를 두고 가지 마. 미안해요. 안개 너머에 놓인듯 어렴풋한 대화가 머리 속을 떠지 않는다.) 그 반지를, 어디서...
 
천새벽:당신이 줬잖아요. (붉어진 귀를 무시하기 위해 일부러 담담하게 대꾸하며, 다시금 손을 감춘다.) …기억 나요?
 
다섯 번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천새벽:(빨라!)
 
알파 주변의 풍경이 이상하게도 일그러집니다.
 
천새벽, 관찰 다이스.
 
천새벽: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종소리에 신경이 쏠립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아직,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텐데... .... 늦지 않게 저 악마의 기억을 찾아주어야 할 텐데.
 
Alpha:(그림자가 가구 사이를 헤집자, 온 방이 별 하나 없는 새카만 밤하늘처럼 물든다. 무엇도 보이지 않을 어둠 속에 단 둘만이 뚜렷하게 서로를 볼 수 있다.) ... ....
 
천새벽:…. (돌아온 걸까? 조심스럽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간다.) 저, 알파?
 
Alpha:...발렌티노.
 
천새벽:아니, 이 악마가….
…정신 아직 안 들어요?
 
Alpha:(침묵으로 천새벽을 바라보던 알파는 이윽고 미간을 찌푸린다. 권태와 악의, 폭력과 태만이 드러난 알파의 얼굴은... 무척이나 익숙한, 알파의 표정이라. 함께 한 지난 날 내내 천새벽을 제외한 모든 인간에게 보인 표정이었다. 다만 그러한 얼굴이 이제는 천새벽에게도 향하게 되었으나. 이따금 머리가 아픈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천새벽:…. (왜인지 울컥, 배 안에서 열이 끓는 듯 해서 입술을 앙다물었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채 호흡을 가다듬었다.)
 
알파가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깨달았으니, 천새벽만을 기억하면 이 고생도 모두 끝일 겁니다.
 
그러나,
 
Alpha:(한 손을 뻗어 천새벽의 희고 얇은 목을 그러쥔다. 적은 손아귀의 힘으로도 살이 눌리고 근육에 울혈이 든다.) 내가, 가 아닌 인간을 사랑할 리 없지. 넌 거짓말쟁이 인간이로군.
 
저 멍청이. 아직도 천새벽이 발렌티노라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정말로 살해당하기 전, 이 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천새벽:(놀라 눈을 홉뜬다. 이 악마가 진짜. 힘으로 이길 자신은 없으니… 설득해볼 수 있을까?)
 
목이 눌려 말을 하기 어려우므로 설득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른 기능치를 추천드립니다. (근력/민첩/외모)
 
혹은 (행운)
 
천새벽:(얼굴을…써먹어본다. 목이 졸려 파랗게 질린 얼굴이지만, 어쨌든 알파가 아는 그와 비슷할 테니까.)
외모
기준치: 90/45/18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알파는 천새벽의 얼굴을 보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꼭 빼닮은, 혹은 그 자신인 천새벽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이내 손아귀의 힘을 풀게 됩니다.
 
순간 모든 어둠이 걷힙니다.
 
천새벽이 어느 새 어둑해져 달빛이 들어서는 창문 너머로 볼 수 있는 것은...
 
저 아래에서 언덕을 올라오고 있는 의 모습입니다.
 
천새벽:아, 벌써?
 
Alpha:...이제 가라.
 
알파를 향해 돌아오는 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집니다.
 
천새벽:아니, 나 시간 없어요!
 
전생에, 당신은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난 적이 없으므로, 와 만나게 되는 건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종소리가 열 두 번 올리는 것 역시 멀지 않은 미래일 겁니다.
 
천새벽은 알파를 붙잡아야 할까요, 아니면 오두막을 벗어나야 할까요.
 
천새벽:(아…환장하겠네. 큰 소리를 내면 금세 다시 목이 아파와서, 목소리를 낮추어 이야기한다.) 내가 다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밤에 나와서 이야기 좀 들어주면 안 될까요? 당신 아내분을…마주치면 안 될 것 같아서.
 
Alpha:... ... 그러도록 하지. 집 근처나, 마을 어디에라도 있어. 찾아가지. (알파는 이미 천새벽은 안중에 없는 듯, 자신의 아내가 돌아오는 길에 시선을 두며 그를 마중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천새벽:네. (마주치지 않도록 서둘러 나간다. 처음에 왔던 숲 쪽으로…안으로 들어가기는 무서우니 그 근처에서 기다립니다.)
 
집 근처에 숨은 천새벽은 알파와 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파는 를 끌어안고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입니다. 포개진 두 사람의 그림자가 엉깁니다.
 
천새벽:(아…짜증…)
 
과거에 당신은 저런 표정으로 알파의 사랑을 받고 있었나요? 악마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부드럽게 풀린 입매, 내리깐 눈동자, 흩어지는 웃음소리...
 
당신은 직접 알파에게 사랑을 가르쳤고, 알파는 당신의 남편이 되어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기지 않는 순환의 고리로 당신과 알파는 서로에게 사랑을 가르친 사이입니다.
 
쉬이 부스러질 행복, 거머쥐지 못 하는 과거가 눈앞에서 펼쳐집니다. 당신이 결코 지키지 못 한 과거에 대한 애도처럼, 여름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알파는 창문을 닫습니다. 입을 맞추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빛 너머 그림자로 보입니다.
 
여섯 번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일곱 번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
 
...
 
그렇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얼마나 있었을까요. 깜빡 잠이 들까 하는 사이 인기척에 눈을 떠보면 어느 덧 당신에게 담요를 둘러주고 곁에 와있는 알파가 있습니다.
 
Alpha:(조금은 꺼림칙하게, 혹여는 주저하며 느릿하게 말을 꺼낸다.) 왜 여기있지? 비가 오면 마을로 갔었어야지.
 
천새벽:다들 나를 발렌티노라고 부르니까요. (젖은 머리를 툭툭 털어냈다.) 마을에 가면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봐….
 
Alpha:그래. (어쩌면 단순히 얼굴이 닮아 신경쓰였던 걸지도 모른다. 혹여는, 정말로 그가 발렌티노라서. ...나의 다른 동거인이라서 이토록 내버려둘 수가 없는건지. 몸을 숙여 비교적 작은 체형의 천새벽을 비로부터 가려준다.)
...너는 내가 너와 돌아가길 바라는 건가?
 
천새벽:…. (잠시간 말이 없었다. 알파가 사라지고 나면 가 슬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돌아가기 싫어요?
 
Alpha:...모르겠군. (고작 한 두어시간 전만 하더라도 확신을 했을 답이었으나 이렇게 그를 마주하면 답을 할 수가 없어졌다.)
 
여덟 번째 종소리가 울립니다.
 
종소리를 들은 천새벽, 지능 다이스.
 
천새벽: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
 
소낙비 내리는 밤, 잠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며 집 밖으로 나서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모두들 죽었다고 말했어요, 당신 남편이 죽었다고. 당신은 이제부터 홀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당신은 남편이 죽은 줄로만 알고 슬픔을 간신히 버텨내었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오늘이었습니다.
 
전생의 당신, 의 작디 작은 세상의 종말이 시작되는 날이, 오늘이었습니다.
 
알파는 이 곳, 이 시간에서 반드시 사라질 운명입니다.
 
Alpha:왜 그러지? (자신을 바라보는 천새벽과 시선을 마주한다.)
 
천새벽:(잠시간 아무 말이 없다. 그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한들 그렇게 정해진 미래를 보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텐데, 전생이었다.) …그러니까…, 음…, 돌아간다면 말이에요.
작별인사 정도는 해 줘도…괜찮지 않을까요?
 
Alpha:아내에게?
 
천새벽:…네.
 
Alpha:...내가 악마였다고, 다른-..나라에서 온 너와 닮은 사람과 함께 가기 위해 떠난다고 말하라고?
 
천새벽:꿈…안에서, 잘 있으라고 해준다거나.
그러니까…불쌍하잖아요.
 
Alpha:너만이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텐데. 나는 네게 물었어. 나와 함께 가고 싶느냐고.
 
천새벽:함께 가고 싶어요.
사실 내 속 터지게 한 것을 생각하면 혼자 돌아가고도 남지만…! (혼자 울컥, 했다가 잠시간 말을 골랐다. 어차피 이렇게 될 일이었다는 것을 다시금 곱씹는다.) 돌아가서 평생 나 혼자 있을 자신 없어….
 
Alpha:너는, ... (알파는 천새벽의 뺨에 손을 올린다. 어리고 부드러워, 흡사 장미꽃잎사귀를 만지는듯한 촉감이었다. 그 부드러움에 이끌리듯 고개를 숙여 빗물에 젖어 희게 질린 입술에 짤막히 입을 맞춘다. 감정이 채 서리지 않은, 순결하게 그를 귀애하는 마음이 스민 키스였다.)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며 온전히 낯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알파는  알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만하나 다정한, 천새벽을 사랑하는.) 그 대답이 만족스럽군.
 
천새벽:(눈을 동그랗게 뜬 채 올려다보다, 입술이 닿으면 눈을 내리감는다. 눈을 뜨지 않고 웃는다. 웃음 소리가 빗소리 아래에서 흩어졌다.) …그래서, 갈 거예요?
 
Alpha:가야지. 우리의 집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쓸어 귀 뒤로 넘겨주고서 그의 어깨 너머 놓인 작은 오두막집을 한차례 바라본다.) ...돌아가면 계약을 한가지 추가해야겠군.
 
천새벽:어떤?
 
Alpha:술을 안 마시겠다고.
 
천새벽:그거 잘 생각했네요.
이렇게 주정뱅이일줄은 내가…상상도 못 해서.
 
Alpha:악마가 마시는 술이 다 그렇지. (신 뒷쪽으로 땅을 톡톡 두드리자 그림자에서 실 같은 촉수가 제알아서 움직이며, 천새벽이 넘어왔을 적과 같은 마법진이 형성된다.) 그래도...
이 말은 해야겠군.
미안하다.
 
천새벽:…….
(너무 의외의 말을 들은 탓에, 아무 말도 못하고 올려다보기만 했다. 입술을 뻐끔거리다, 그냥 고개를 돌려 마법진의 선이나 바라봤다.) 더 화를 낼 작정이었는데…이러면 못 하잖아요.
 
Alpha:그럴 목적이었으니까.
 
천새벽:짜증나.
 
Alpha:하하.
 
이 고생을 했음에도, 알파는 마치 별일이 아닌 것처럼 구는 것에 심술이 날 무렵이었습니다.
 
어느 덧 아름드리나무 아래에 완성된 마법진 속으로 두 사람이 함께 발을 딛자 속이 잠시 울렁거리긴 했어도, 처음 시대를 넘어왔을 때만큼 현기증이 이고 고통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수 천 년, 수 만 년, 혹은 그 이상을 사는 알파와 함께한다는 건 이런 걸까요.
 
고작 하룻밤동안의 일이었는데도 왜 이렇게 피곤하고 힘이 든지, 그저 쓰러져 잠들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머리 속을 스치는 한 마디가 있었으니,
 
ENDING C. 이 자식 이거 안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