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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티 | 서버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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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눈을 뜨면 그 곳은,
아, 넓고도 넓은 마을입니다.
잠이 들었던 걸까요, 머리가 조금 띵하고 무겁습니다.
지평선 너머로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담하고도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같은 간격으로 이 들판을 메웁니다.
당신은 도로 위에 자신이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 여기 있었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건 그것 뿐인가요?
...
‘나’는 누구인가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무언가를 떠올려하던 얀시, 이성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0/1)
Random K: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찔하게 덮쳐오는 깊은 감각을 견뎌내기에는 몸조차 무겁고, 기운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노을을 등지고서 나를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Ratty:흐, ... 안녕, 얀시….
여행을, 아흐흐, 여행을, 시... 시작할 시간이야.
Yancy:...(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니 강렬한 빛 때문에 목소리의 주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곧이어 들리는 말에 가만히 고개를 기울였다.) 여행...?
어디에서, 어디로 간다는 말이지? ...넌 누군데 내게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노을빛에 젖은 인영을 바라보던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70
판정결과:보통 성공
저 사람, ...비록 독특한 억양을 지녔다해도, 역광 탓에 잘 보이지는 않는다해도, 어쩐지 경계심이 들지는 않습니다.
Ratty:(그 누군가는 얀시를 가만 바라보다 이윽고 손을 내민다.) 나, 나는... 네, 여-여행, 여행 가이드지. 흐, 흐... 네가 으응? 즐겁게 여행하도로옥... 도와줄 거라고.
오, 그래, 그래... 레티, 그렇게 불러. 그게, 편하겠지?
Yancy:즐겁게... 여행. ... (모든 단어가 별로 친숙하지 않음에도 저 사람이 하는 말은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본들 떠오르는 것 하나 없어, 그저 눈앞에 보이는대로 이끌려가보자 싶다.) ...그래. 레티. 레티...
(주위를 가볍게 돌아보고선) 여기에 계속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까.
Ratty:오, 아주-, ...아주 담, 담백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 대답이야. 하기사... (무언가를 중얼거리지만 유독 작은 소리라 닿지 못한다.) 그으으으래! 나만, 따-따라오라구... 길 잃지 아, 아, 않게.
미아는-.. 고-고, 곤란해요. 아흐흐.
Yancy:미아라니. 누가 미아... ('라고 그래?' 하고 반문하려 했으나 우뚝 멈출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말로 지금의 자신은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로 가려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으니까. 괜히 뒷머리를 긁적이며 당신에게 약간 다가섰다. 길을... 잃지 않으려는 듯이.)
주위를 둘러보던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96
판정결과:실패
소란스러운 레티에게 정신을 빼앗긴 얀시는 주위의 특별한 점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Ratty:손, 자- 잡아... (여전히 내밀고 있던 것에,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보챈다.) 잡고, 가.
Yancy:뭣- (움찔, 당황하며 상체를 약간 뒤로 물린다.) 무, 무, 무슨...! 두 눈 멀쩡하고 두 다리 멀쩡한데, 내가, 왜, 그쪽... 레티, 당신 손을 잡고 가?
(하지만 여전히 내밀어져 있는 손에 자꾸만 시선이 닿아, 제 고개를 저 노을 너머로 돌리고 있으면서도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 잠깐... 잠깐만 잡을거야.
Ratty:(첫 거절에는 입술을 삐죽이며 심술이 난 것을 여간 표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내 슬그머니 서로의 손 끝이 맞닿자 언제 그러했냐는듯 눈만 꿈뻑이며 웃음짓는다. ) 어두워, 워지면... 안 잡은 걸, 힉, 후, 후.. 후회할 걸! 흥... 꽉 잡구, 이, 이.. 잃어버리지, 마. (누가 누굴? 대상은 정해지지 않는다.)
짐칫 토라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레티는 얀시의 손을 잡고 나아갑니다.
레티의 손을 마주잡은 얀시,
건강 다이스
Yancy:
건강
기준치:30/15/6
굴림:46
판정결과:실패
다시 한 번, 얀시의 머리를 누군가 치고 간 것처럼 아찔해옵니다.
다리에 그만 힘이 풀려 주저앉으면, 레티가 뒤돌아봅니다.
Ratty:... ...
약해가지구... 흐.
여, 여, 여행은, 무! 무~슨 여, 여행이람! 아흐흐! 이, 이렇게 응? 픽~ 쓰러지는데! (그러면서도 잡은 얀시의 손을 놓지 않는다. 아니, 되려 손아귀에 힘이 더 들어갔을까.)
Yancy:(후회한다니. 그럴 일은 없다. 그렇지만 오늘따라 참 이상하다.
그런 말에 조금이라도 흔들려본 적 없는 내가 지금 이건... 겁을 먹은게 맞나? 게다가 다리는 왜 이 모양이란 말인가.
뒤이어 '잃어버리지-' 하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당신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행여 서로 떨어질새라 놓치지 않도록.) 사람이 가끔 이럴수도 있지, 뭐. 가자. 가자고! 갈 수 있다니까!
Ratty:넌, 지-지인짜 바보야... 킥킥. 이, 이.. 이리와. 여행 시, 시, 시작도 하기 전에 쓰러질라... 어디 드, 들려서 뭐라도 먹고 가자고.
흐으으음... (길게 콧숨을 흘리던 레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검지로 근처에 있는 집을 가르킨다. 마치, 시골집과 같이 안락한 분위기를 내는.) 저기, 저기가 좋겠어...
Yancy:뭐야. 이런 곳에 식당도 있네... (마침 적당한 때에 나타나주었다. 그래. 배고파서 그런거라고. 얼마나 자고 일어난건지 모르겠으니까.) 말 나온 김에 얼른 가자. 뭐든지 사줄 수 있다고.
Ratty:흐흥? 식당? (실실 웃는 낯으로 두 눈을 꿈뻑인다.) 눈~ 바로 떠야할 걸~
얀시와 레티는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레티가 가르킨 작은 집으로 들어갑니다.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92
판정결과:실패
머리를 울리던 충격이 아직 남아 눈 앞이 흐립니다. 허기가 져 목이 타고 뱃속이 텅 빈 느낌이라 무언가라도 먹어야 할 듯 느껴집니다.
제멋대로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 집은 바깥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안락한 가정집처럼 보입니다.
좁고, 온통 낡은 가구가 가득하지만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할 것만 같습니다.
방과 방의 구분이 따로 되어 있지 않네요.
Ratty:어둡기는. (천장의 형광등을 켜보려고 줄을 몇 차례 당겨봤지만 달각이는 소리만 날 뿐 불은 켜지지 않는다.)
얀시, 얀시.. 아직 아, 안, 쓰, 쓰러졌지?
Yancy:('어, 뭐야...' 멀리서 봤을 때는 어디 시골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인가 싶었는데 막상 가까이와보니, 또 이렇게 들어와보니 일반 가정집이다. 이상하군. 이런데서 뭘 먹고 간다는거지?) 남의... 남의 집인거 아냐?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보다가 당신의 말에 곧장 대꾸한다.) 쓰러지기는! 진짜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 나. 멀쩡하다고. 흠흠.
설마... 당신네 집인건 아니겠지? 하긴, 자기 집 보고 '저기가 좋겠어' 란 말은 안하겠지... (하고 중얼거린다.)
Ratty:남의 지, 집이면 어때에. 아무도, 흐, 어-어.. 없는데! (킥킥 웃는 소리. 그러다 문득 얀시를 말 없이 응시하며 무언가를 말하려 입술을 달싹거린다. 결국엔 아무 말도 없이 멈추고 말았지만. 잡은 손을 쏙 놓는다.) 이 찌-찌, 찌간한 집에서! 길을 잃는다면, 너, ...너는 둘도 어-없는, 흐, 바보가 될 거야...! 원래 그랬지만, 아흐흐.
여긴 너어어무 어두, 둡고, 난, 쥐, 쥐니까, 킥, 킥... 차, 창고 좀 다녀올게에. 어디 가, 가지말구... 있어.
레티는 그 말을 남기고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비웁니다.
덩그러니 남아버린 얀시.
대충 집을 둘러보니, [화장실]과 [창고]로 보이는 방 한 칸씩이 나있고 얀시가 자리한 방에는 [스토브]와 [테이블] 그리고 [침대]가 놓여있습니다.
Yancy:뭐? (아무도 없는데 뭐 어떠냐는 말에 진심인가 싶어 반문하려 했으나 당신이 무어라 더 말할 것 같아서 일단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말 없이 손을 휙 놓기에 제 눈만 동그랗게 떠졌다.)
저, 저기! 어두우면 손 안 잡은거 후회할거라며, 먼저 놓으면 어떡하란 말이야!
(그러나 덩그라니 서있는 사이에 그는 이미 자리를 비웠고 하릴없이 멈춰있다가 주위를 둘러본다.)
으... 어둡군. (가라앉은 인상에 약간의 찌푸림을 더해서 제 주변의 물건과 공간을 분간한다. 그나저나...)
Yancy:저 스토브 작동되는건가? (스토브를 살펴본다.)
이 집처럼 오래되고 낡은 스토브. 작동시켜볼까요?
Yancy:뭐가 돼야 뭘 가져와도 먹을테지... (스토브를 작동시키기 위해 이리저리 건드려본다.)
얀시는 스토브를 이리저리 건드려보지만 어째 전혀 반응하지 않고 가스가 헛돌기만 하는 느낌이 납니다.
Yancy:흠... 이러다가 날당근 같은거나 씹게 되는거 아냐? (영 탐탁잖은 느낌을 버리지 못한채 저 너머를 바라보다 아직 기척이 없어 다시 시선을 물렸다.) 나름 침대도 있네. 오늘은 여기서 자야할 수도 있겠는데 이거 영...
저 스토브 처럼 뭔가 이상한거 아냐? (침대를 꾹 눌러보고 만져보며 살펴본다.)
침대보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꾹, 눌러보자 매트리스가 푹 꺼지며 무언가 [아래에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데...
Yancy:어, 어어? 이게 뭐야? ...겨우 이정도로 문제가 보이다니. 하마터면 누워있다가 다 아작날 뻔 했군. ...대체 뭐지? (침대밑쪽을 살펴본다.)
얀시는 침대 아래에서 [몽키 스패너] 하나를 발견합니다.
Yancy:...이 집 주인장이 누군진 몰라도 수납 버릇 한번 유별나네. 도둑이라도 본 적 있나, 왜 이걸 이런데에... 뭐. 다 쓰러져가는 집이니 어디에든 공구가 있으면 좋겠지.
그래. 날당근을 먹든 날생선을 먹든 식사는 제대로 앉아서 해야할 거 아냐. (허점 투성이인 이 집의 남은 가구를 다 살펴봐야만 하겠다는 생각에 테이블을 두손으로 살짝 잡고 흔들어본다.) 설마 이것도 삐걱거리나...
얀시는 몽키 스패너를 챙겼나요?
Yancy:아차차... (저게 있으면 뭐든간에 어떻게든 고쳐볼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몽키 스패너를 잘 챙겨두었다.)
얀시는 몽키 스패너를 챙겼습니다.
다만, 얀시가 테이블을 두 손으로 움켜쥔 순간
다시끔, 심한 두통과 함께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눈 앞이 흐릿해지고 제대로 무언가를 가늠할 수 조차 없습니다.
Yancy:아... 도대체... (이게 정상이 아닐텐데.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떠오르는게 없어 사실 지금의 자신이 평소와 같은지, 다른지 조차 판단 할 수 없다. 그저... 불편하니까, 이상하게 여길뿐.) 허튼짓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건가... (테이블에서 손을 떼고 가만히 한숨을 지었다.)
(가볍게 둘러본 바로는 발걸음을 옮길만한 곳이 더 있어보였지만... 그의 말도 있고하니 창고 입구쪽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입구에서 본 창고에는 여전히 레티가 분주하게 박스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Yancy:(무심코 '이봐!' 하고 부르려다가 그가 직접 가르쳐 준 이름이 혀에 탁, 걸리는 느낌이 든다. 레... 레...) 레티... 음. 레티! 아직 멀었어? 나한테도 뭐 할일 좀 시켜주던가, 혼자서 찾아도 괜찮은거냐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두어번 문지르고선 스토브 앞에 선다.)
흠... 여기 스토브가 이상하니까 내가 고쳐볼게! 빨리 오라고. (괜히 스산한 느낌에 긴장되는 마음을 애써 감추고 몽키스패너를 꺼내들었다.)
뭐, 어렵겠어...? (스토브를 고쳐본다. )
Ratty:(레티는 힐끔, 얀시를 보고는 손을 휘휘 내젓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마치 다른 곳을 더 보란 듯이.)
스토브는 가스가 완전히 빠진 듯, 몸통을 손질한들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Yancy:재주도 아무나 부리는게 아니다란 말이 있지. (어디서 들은 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 말이 아무렇게나 흘러나왔다. 입을 조금 삐쭉거리다가 몽키스패너를 손에 든 채 화장실 쪽으로 가본다.)
많이 낡았으려나... (화장실 안으로 걸음을 옮겨선 공간을 살펴본다.)
화장실에는 [변기] 하나와 [세면대]가 있습니다.
Yancy:오. 그래도 세면대 정도는 있군. (기대보다는 더 나은 시설에 가벼운 미소를 씨익 지었다. 성큼성큼 다가가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틀어본다.)
수도꼭지를 틀어보았으나 수도가 잠긴 건 지 아무것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다만,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얀시는 물을 틀지 못했지만, 세면대 위에 자리한 거울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울에는 뿌옇게 김이 끼인 것처럼 잘 보이지 않네요.
그때, 얀시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Ratty:야, 얀시이이이이. 흐. 안 나, 나갔지? 응?
거실 겸 주방 겸 침실에서 들리는 목소리입니다.
Yancy:(손이라도 뻗어 소맷부리로 거울을 닦아보려다가 저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에 금방 몸을 틀었다.) 아, 어어- 안 나갔어. 여기 있어! (화장실은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훌쩍 그곳을 나와 그의 목소리를 따라간다.) 기다렸, ...아. 그러니까, 왜 이제 와? 볼일은 다 끝난거지?
Ratty:그으-렇지...? 흐, 네, 네...네가 여어엉, 심심해하,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한쪽 입아귀를 올려 샐쭉 웃음짓다가 테이블에 무언가를 우수수 내려놓으며 손짓으로 얀시를 부른다.) 조, 좋은 거... 찾았지로옹.
Yancy:(머리로 생각하기엔 '하나도 안 심심했거든?' 하고 말해야 할 것 같은데 마음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그의 말에 고개를 연신 끄덕이고 싶을 정도라 입을 꾹 닫고 그의 웃음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손짓을 하기에 냉큼 홀리듯이 다가간다.) 뭘 찾았는데?
테이블에는 큼직한 배낭 하나와, 빵 두 개, 생수 한 병, 그리고 휴대용 라디오가 있습니다.
Ratty:어때, 응? 흐. 배-, ...배고픈 너, 너...를 위해 준비해-해, 했다구우.
어서 머... 머, 먹는게 어, 어때. (피실피실 웃음)
Yancy:(먹을거다. ...이제까지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막상 음식을 보니 급격히 허기가 진다. 손을 뻗어 빵을 양손에 집어들고는 당신에게 하나를 내민다.) 당신도... 어서 들어.
찾느라 고생했어. ...고마워. (그렇게 어두컴컴한 곳에서 한참을 찾아놓고선 저부터 챙기는 그의 모습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인 웃음을 지어보였다.)
Ratty:으핳! 으흐흐, 크, 다- 당신이라니, 히힉..! (무언가가 그리도 웃긴지 낄낄거리느라 여념이 없다. 빵을 내미는 것에 거부하지 않고 하나를 받아들면서도 먹지 않고 얀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상하, 한 말을 하구 그래...
머- 머, 먹기나, 해.
Yancy:뭐가 그렇게 웃긴거야? 흠? ...난 내가 이렇게 당... 너한테 편하게 말을 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이상한데... (이상한가? 아니, 이상하지 않은 것 같기도... 어... 어라? 괜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아- 모르겠다. (한숨쉬듯이 짧게 웃어버리곤 빵을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Ratty:(레티는 얀시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 빵을 조금 쪼개어 한 입만 뜯어먹고 말 뿐이다. 목이 멜까 생수도 한 병 내밀어주고. 먹는 걸 확인하고서야 배낭에 주섬주섬 다시 라디오를 집어넣는다.) 너, 펴-편, 편하게 해에.
아무렇게나,
네 마음대로.
Yancy:...(빵을 입에 한가득 넣고서 우물거리다가 그가 내밀어 주는 생수를 얼른 받아든다. 음식을 넘기고 있자니 앞에서 들리는 그의 말에 왠지 마음 한 켠이 묘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 ...그럴게. (방금의 묘한 기분이란 지금 다시 느껴보니... 아마도 편안함인 것 같다.) 바로 또 출발할거야?
Ratty:(배낭에서 고개를 올려 얀시와 마주한 낯에는 옛과 같은 웃음이 없다. 의외로 사뭇 진지하기도 했으나... 결국 다시 헤프게 입꼬리를 말아올린다.) 흐, 그러어엄. 아직, 가- 가... 갈 길이 엄청~ 멀어어.
빵과 생수를 섭취한 얀시는 배가 부른 탓일까요? 확실히 전보다 활기가 차고 두통도 한결 나아지는걸 느낍니다. (건강과 체력 수치 업데이트)
Random K:어떻게 하면 될까요?
chanel Y (GM):(제가 갱신해두었읍니다.. 얀시 캐릭터창만 다시 켜주세요!)
Random K:(눈물 콸콸)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한 얀시를 데리고, 레티는 집 밖으로 나섭니다.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겠지요.
Ratty:우리는, 도, 도시까지 갈 거야...
좀 머니까, 자. 잘 따라와야해...
Yancy:알겠어. 얼마나 멀기에 그래? (가볍게 웃음 지으며 그를 따라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손을 가만히 내밀어 당신의 손목 옆에 대어 본다.) ...
크흠...
Ratty:(바보. 작게 속삭이는 레티의 말을 얀시가 들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레티는 자연스럽게 그의 손을 움켜쥔다.) ... 좀 머, 멀어.
허, 허어, 흐음... ... 너, 네 다리로는, ... 무리이, 이려나, 킥킥... 약해가지고...
Yancy:무슨 소리야. 지금 이것도- (잡힌, 아니, 잡은 손을 휙- 들어보이고선) 다 네가 비틀거릴까봐 미리 잡아두는거라고. 정말로, 아까 그건 잊어버려. 멀쩡하다니까. (하며 짐짓 앞서기라도 할 듯이 시선을 옮긴다.)
Ratty:흐, ...
(잠깐 얀시를 바라보던 눈이 데구륵 굴러간다.) 나두우 오래 걷고 싶진 않으니, 니까 말야아...
조금만 더 가면, 바가 이, 이-있거, 거든...? 거기, 잠깐, 드, 들리자고. (조르는 것처럼 위로 들린 손을 좌우로 살랑살랑 흔든다.)
술은- 못, 마, 마시겠지마안...? (킥킥)
사람은, 분명... 모여이, 있을테니... 뭐라도 빌릴 수 있지 아, 아, 않겠어?
Yancy:그래도 가다가 들를만한 곳이 있긴 있나보네. 다행인 걸. 그래, 그래. 하지만 정말, 술을 못 마시는 건 좀 아쉽네. (따라서 웃고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이제... 가볼까? 레티.
Ratty:그래, 얀시.
두 사람이 걸어가기 얼마나 지났을까요?
슬슬 지치기도 할 무렵, 레티가 말했던 [바]와 같은 건물이 저 끝에 보입니다.
얀시와 레티는 지친 다리를 이끌고 바 안으로 들어섭니다.
문을 열자, 경쾌한 풍등 소리가 들립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이라고는 없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바 안은 놀라울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얀시와 레티가 들어오는 소리에 사람들은 일제히 이쪽을 쳐다봅니다.
….
쳐다본 것이 맞나요?
눈은 마주쳤나요?
알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마스크를 쓴 듯, 뭉툭한 낯을 본 얀시는...
이성 다이스 (0/3)
Yancy: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마치 연극과 같은 상황에도 얀시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마주합니다.
Ratty:흐흐응...
Yancy:...하하. (입이 얼어붙은 듯 자연스러운 말이 나오지도, 생각나지도 않아 그저 눈앞의 광경을 마주할 뿐이다. 그러다 제 옆의 그의 목소리와 맞잡은 손이 느껴져 눈을 연이어 깜빡이며 정신을 차린다.) 아. 으음. 사람...이 많네. 다행이다. 영업중인가봐.
Ratty:(주위의 상황에도 개의치 않은지 별다른 반응도 없이 바 내부를 둘러보고 카운터에 시선을 맞춘다.) 뭐어, 바니까. 술집은, 흐, 어-언제나 인기가 좋지.
나, 나.... 나는 말야, 바텐더에게 가서, 뭐라두... 얻을 수 있는지, 흐, 물어볼테니까...
레티는 또다시, 제멋대로 얀시의 손을 놓고 바텐더에게로 향합니다.
그런 와중,
“ ....를…..해버렸어. ”
하고, 옆테이블의 대화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앉아 레티를 기다리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따라가볼까요?
Yancy:(금세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붙임성이 좋은건지, 용기가 대단한건지... 아니면 그냥 마구 돌진하는건지...' 생각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눈길을 주었다. 그러다 유난히 제 귓전을 때리는 속삭임이 퍼뜩 고개를 돌린다.) ... (뭐가, 무슨 소리지? 호기심이 인다. 왠지... 그냥 지나치면 될 것을 굳이 들어두고 싶은 이상한 마음이.)
...잠시만... (한번 더 레티가 멀어진 쪽으로 시선을 주다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얀시는 대화하는 이들의 근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대화를 엿들어보기로 합니다.
얀시, 듣기 다이스 3번을 굴려주세요.
Yancy:
듣기
기준치:50/25/10
굴림:73
판정결과:실패
듣기
기준치:50/25/10
굴림:9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듣기
기준치:50/25/10
굴림:82
판정결과:실패
얼굴이 없는 사람: 아, 자네는 그럼 이제 못 보겠구만.
얼굴이 없는 사람2: .....은 모두 같은 선택을 했지.
얼굴이 없는 사람: 그래. 점점..... 이 술을 다 마시면......
얼굴이 없는 사람2: ........은 ........ 무리겠지.
두 사람을 바라보던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97
판정결과:실패
얀시는 몰래 숨어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온 신경이 곤두선 탓인지, 다른 것에는 눈을 두기가 힘들었습니다.
...
어째, 입구 쪽에서 큰 움직임이 눈에 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레티로군요.
Ratty:(당황한 눈치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고 있다.)
Yancy:('대체 뭐라고 떠드는거야? 이래가지곤 굳이 이렇게 엿듣는 보람이 없...') ('레티...?)
(멀리서 보이는 인영이 레티임을 확신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난다. 조금 급한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간다.) 레티. 레티! 무슨 일이야, 왜 그래. 나 여기 있어.
Ratty:오! 오...! (계속해서 돌아가던 고개가, 얀시의 목소리가 들리고서야 우뚝 멈춰선다. 그리고서는 평소와는 달리 조금은, 화난듯한 어투로 큰 소리를 낸다.) 어, 어- 어디이... 있던 거야! (초점을 마주하지 못한 눈이, 얀시가 가까이 다가섰을 즈음에서야 확고해지며 손목을 확 잡아챈다.)
차-찾았, ... (그리고선 제 목소리가 너무 컸다는 걸 깨달았는지 평소처럼 어눌해진다.) 찾았잖아.
Yancy:(그의 큰 소리에 약간 놀란 얼굴로 잠시 멈춰있다가 입만을 천천히 움직인다.) 화.. 화내도 괜찮은데, 화내지 마... 레티. 미안해. ...미안. 이제 안 그럴게. ('화내도 괜찮은데, 걱정은 하지 마.' 라고 했어야 했지만 레티의 큰소리와 갑작스러운 행동에 자신도 어안이 벙벙하여 말이 깔끔하지가 못했다.
가만히 고개를 내려 잡힌 손목을 내려다보다가 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그의 손을 감쌌다.) 여기, 있을게. 레티.
걱정했어? 미안해. (종전보단 차분해진 표정으로 미안한 미소를 살짝 지어보인다.)
Ratty:... ... . (한참을 침묵한다. 그가 미안해할 일도, 자신이 화낼 일도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눈동자가 얀시를 보지 못하고 아래로 툭 떨어진다.)
Yancy:레티. 레티. 내 얼굴 봐 줘. 응? (좀체 아까와 같은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그를 이리저리 살피느라 안달이 났다. 이런. 그깟 얘기들 좀 안 들으면 어떤가, 가만히 기다렸어야 했는데...) (약간 머뭇거리다 한 손을 뻗어 그의 턱과 뺨을 살짝 지지하며 고개를 들게 해본다.) 레티?
내가 잘못했어. 많이 걱정했나봐. 화내도 되는데, 아까처럼 나 보고 하면 안될까?
Ratty:......... 아냐, 이건, 이, 이, 이건 아냐... (레티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제 손으로 뒷머리를 벅벅 긁는다. 한껏 눈가를 찌푸리고 입술을 꽉 깨물다 고개를 번쩍 든다.) ...
오, ..그래. 얀시, 그래. 네가 여, 여기, 힉! 있는데, 뭐가 주... 주, 중요하겠어, 응?
내가 너어어어어를~ 안 잃어버렸다는게... (킥킥거림) 중요하지, 흐흥...
바텐더가, 말해줬거드은... 조, 좋은, 정보? 흐, 정보. 들어볼래?
Yancy:(왜인지 레티의 기분이 점점 더 나빠지는가 싶어 한마디 더 말문을 열려다가 그가 고개를 들기에 자기도 덩달아 시선이 올라간다.)
으, 으응. 그래도... 응. (무어라 더 말하지는 못하고 그저 조심스럽게 대답한다.)
무슨 얘기를 들었길래 좋은 정보라고 까지 하는거야?
Ratty:여기서 말야, 역시... 거- 거, 걷는 건, 아, 아...안 된다구... 하더라고? 흐, 너무너무 머, 멀어서... 가는 도중에 잃을 거, 거라나...
그런데 말야아... 이 근처에서 며칠 전에, 크, 큰 소리가 났더라는, 히힉, 거야, 사고라도... 난 모양이지?
Yancy:멀어서... 아아. 길을 잃는다는거지? 그렇다고 별다른게 있어보이진 않는데... (안보이는 곳에 탈 것이라도 있나 생각해본다.) 사고?
뭐, 열차나 자동차 사고 같은걸 말하는거야?
Ratty:손님들이 말하는데, 아직두 가끔, 차, 경적, 소, 소리가 난대... 흐.
우리가 뺏자.
Yancy:아직도? ... (별 뜻 아닌가. 아직도라니. 시대가 거꾸로 흐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뺏... 정말 그런 방법밖에 없는거야?
어쩔수없지. (마치 훈계라도 할듯이 흘겨보는가 싶더니 금세 씨익 웃어보인다.)
Ratty:모오오오르지~! (언제 그랬냐는듯 평소처럼 깔깔거리고 웃는다.) 하지마안... 역시, 우리에겐 그런 게 어울리잖아?
Yancy:네가 그렇다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아닌척 그의 말에 전면 수긍하며 바의 출입문 쪽을 바라본다.) 어디있는지 찾아보기나 하자.
Ratty:(손을 내민다. 이제는, 부탁이나 권고가 아닌 강요에 가까운.)
내가 길을, 아, 알아.
가자.
Yancy:(저도 모르게 침을 크게 삼키는걸 그가 보았을까? 너무 순식간이라 저도 당황스럽게 느껴진다. 갑자기 긴장이라도 한건가.) 그래. 응. 가자. (금방 손을 내밀어 굳게 잡는다.)
레티와 얀시는, 다시 바에서 나와 걸어갑니다.
걷고, 걷고.
레티는 정말 길을 알고 있는 걸까요?
한참을 걷는 도중,
얀시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시간이 그렇게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길게, 아주 길게 말입니다.
멈춰버린 것만 같은 절경입니다.
노을을 보던 얀시,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79
판정결과:보통 성공
분명, 레티를 처음 만날 적에도 하늘은 노을빛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지금도요?
마치 이것은,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공간인 것만 같습니다.
이곳은...어디인가요?
...
족히 10분은 걸었을까. 멀지 않은 곳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3명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처럼 보이는 이들이 자동차 주변에 모여있습니다.
바에서 만난 이들처럼 모두 얼굴이 뿌옇게 보입니다.
레티와 얀시가 소년들에게 다가가자, 소년들은 호들갑을 떱니다.
아니, 정확히는
레티를 보면서요
소년: 와! 얼굴이다!
소년2: 나 얼굴 있는 사람은 처음 봤어!
Ratty:... ... (레티는 말없이 소년들을 바라본다.)
Yancy:어, 자동차다. 근데 쟤네가 차 주인인가... 음?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 듯이, 대단히 신기한 것을 본 듯이 난리를 치는 소년들을 보며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웃었다.) 어어, 레티. 인기 좋은데? (하며, 귓속으로 들려오는 말들을 곱씹어보니...) 뭐야? 야. 너네 무슨 소릴하는거야?
(레티를 보며) 얘네 좀 이상한 것 같아. 어쩐지 처음 보는 사람을 경계도 안하고. 너네 그러다가 큰 코 다친다. (하며 괜한 으름장같은 혼잣말을 늘어놓는다.)
소년: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듯 되려 약간은 퉁명스럽기도 한 목소리다.) 그야, 여기 마을 사람들은 다들 얼굴이 없는걸.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얀시를 가르킨다.) 형도 없잖아?
Yancy:...
야. 난 애들이라고 해서 헛소리 하는거 다 안 받아줘. (그렇게 말하는 제 얼굴은 웃음기 하나 없이 매서운... 아니, 완전히 식어 어떠한 표정도 없다.)
이거 너네 차냐? 열쇠 있으면 내놔 봐. 형들이 이거 진짜 필요하거든?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자동차만을 바라보며) 레티. 이거 가지고 여기 떠나자.
자동차를 본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67
판정결과:보통 성공
... ...
얀시는 똑똑히, 분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레티의 곁,
뿌옇게,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바에서 본, 이 자동차 옆에 선 아이들처럼 알 수 없는 얼굴을 한 이가 서있었습니다.
...
욕실에서 거울에 얼굴이 비치지 않은 까닭은,
레티가 고작 작은 바에서 자신을 찾지 못해 화를 내던 이유는,
... ...
얀시, 이성 다이스.
Yancy: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레티는 혼란스러운 얀시를 보면서도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습니다. (이성수치 1 감소)
레티의 얼굴은, 이렇게나 뚜렷하게 보이는데.
Ratty:흐. ...
자동차나, 어-얻어서 갈 생, 새..생각이었는데, 말야.
Yancy:...계속 얘기해. (아주 미세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아래로 떨구며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열었다.)
Ratty:뭐어어, 별 건 아냐... 바뀌는 것도 없구. 킥, 킥... . 우리는 도시로, 흐, 가야할 뿐이지. (레티는 그다지 상황에 대해 말해줄 생각이 없어보인다.)
Yancy:...그래. 가야지. 가자. 응? 서두르자. ('가자' 는 말에 약간 힘이 들어가더니 점점 더 목소리를 높히며 고개를 부자연스럽게 끄덕인다.) 이거, 이거 타고 가면 되잖아. 그럼 금방 갈 수 있지. 그렇지? 여길 떠나서, 어, 그래. 도시로 가자. 레티.
(미묘하게 다급한 손길로 자동차에 손을 댄다. 바로 타고 갈 수 있는지 살펴본다.)
자동차는 흔해 빠진 소형차로, 고장은 나 있지만 조금 손 보면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년: 어디 가는 길이야?
소년2: 맞아, 글구 이 차는 우리 거라구!
Yancy:너네가 알 거 없고, 한마디만 더해라. (시끄러운 소년들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예의 낡은 집에서 챙겨온 몽키스패너를 꺼냈다. 자동차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고장이 난 것으로 의심되는 부품들을 수리하기 위해 건드려본다.)
몽키스패너를 든 얀시,
기계수리 다이스를 굴립니다. (도구사용 보너스다이스 +20)
Yancy:
기계수리
기준치:10/5/2
굴림:46
판정결과:실패
행운 다이스
Yancy:
행운
기준치:25/12/5
굴림:63
판정결과:실패
마지막, 기계수리 다이스.
Yancy:
기계수리
기준치:10/5/2
굴림:43
판정결과:실패
소년: 우리 거라니까! (쪼잘거리면서 얀시를 방해한다.)
소년2: 고치지도 못할 거면서! (쪼잘거림)
Yancy:이 밤톨만한 것들이 이걸로 한대치면 날아갈 거면서 떠든다? 내가 아까 뭐라고 했냐? (약간의 웃음도 없이 진심으로 짜증을 내며 자동차를 아무렇게나 툭툭 건드린다.)
소년: 형 그냥 우리랑 놀자! (레티의 주위에서 맴돈다.) 얼굴 있는 사람 첨 본단 말야!
Ratty:(얀시를 봄) ....안 고쳐져?
Yancy:...미안. 아, 얘네들이 귀찮게 굴어서 그래... (꼬맹이들을 노려보다가 레티의 앞에 그를 등지고 선다.) 니네 면허도 없잖아. 그리고- (레티 쪽으로 머리를 까딱이곤,) 얘는 나랑만 놀아야 돼. 내가 그렇게 정했어.
... (입술을 꾹 물곤 관자놀이를 긁적인다.) 저 자동차, 한번만 더 봐볼까?
Ratty:형들, 도시로, 힉, 가야하, 하...하거든... . 차 좀, 흐, 쓰, 쓰, 쓸테니까...
소년: (잠시 고민하다가) 뭐, 얼굴 있는 사람은 도시로 가야겠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얀시, 손놀림 다이스. (도구 다이스+20)
Yancy:
손놀림
기준치:40/20/8
굴림:98
판정결과:대실패
Ratty:.................
Yancy:....
몽키스패너가 부러집니다.
Ratty:너....
Yancy:...뭐가 이렇게 약하냐... (아까보다 침을 더 크게 삼켰다.)
소년: (띠용..) 형... 도시 가기 싫지?
소년2: 하긴 형은 여기 있는게 나을 거야. 여긴 얼굴 없는 사람만 있으니까!
소년들은 무언가를 많이 아는 모양새입니다. 조금 대화를 해볼까요?
Yancy:너네, 안경 좀 맞추고, 얼굴에 흙먼지 좀 털고 놀아라. 얼마나 굴러다녔으면 어, ...그러냐. (그러나 작은 한숨이 남몰래 쉬어지는 건 별 수가 없다.)
흠흠. 얘들아, 있잖아.
소년: 응 (저 형은 자기도 얼굴 없다는거 모르나봐.. 쑥덕거림)
소년2: 왜? (어쩔 수 없잖아 아무것도 모를텐데... 쑥덕거림)
Yancy:(저도 모르게 손을 내려다보았다. 몽키 스패너가 부러져서 다행이다. 제 손에 있는건 쓸모없는 손잡이 뿐이다. 저쪽으로 던져버리고선 소년들에게 약간 다가갔다.) 이렇게 발도 묶였는데, 너네 뭐 재밌는 얘기 없어?
어, 보니까 아주 똑똑하게 생겼는데. 형이 여기 잘 몰라서 그래. 뭐 줄 건 없고, 그냥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들어줄게.
소년: 머랭...
소년2: 머... 형 여기 처음이야?
Yancy:어. 한번도 와본 적 없어. 지도도 없고... 나도 내가 왜 여기있는지도 모르겠고.
소년: 여기 온 사람들은 다 그래. 얼굴 없는 사람들은.
소년2: 자신에 대해 잊어버려서 그런 거라고 다른 사람들이 그랬어.
Yancy:...(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노을만 등지고 섰다.) 너넨 여기서 오래 있었어?
...그래. 너네 아까 그런 말 했지. 얼굴 있는... ... 얼굴 있는 사람은 도시로 가야한다고.
(레티에게로 고개를 잠깐 돌렸다가 약간의 머무름 뒤에 다시 소년들에게로 향한다.) 쟤, ... 쟤가 도시로 가야 돼. 갈 방법이 없을까?
소년: (잠시 고민하다가 소년2를 본다.) 나도 도시 가고 싶었는데.
소년2: 그래도 뭐... 얼굴 있는 사람은 구경했으니까 됐어. 도와줄게.
얀시는 마음을 고쳐 소년들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를 수리하기로 합니다.
두 손에서 네 손, 여섯 손으로 늘어나자 막막하기도 했던 자동차는
달달 거리는 엔진소리를 내며 차에 시동이 걸립니다.
Yancy:아... 레티! 이것 봐, 시동 걸렸어. (엔진이 구동되자마자 바로 고개를 돌려 레티에게로 소리쳤다.) 아, 너네들 덕분이다. 고마워.
...너네 계속 여기서 사는거니?
소년: 얼굴을 찾는 법도 모르고! 뭐, 그렇지!
그래도 소년들은 밝은 목소리로 얀시와 레티를 배웅합니다.
소년: 형은 얼굴 찾았음 좋겠네!
소년2: 도시 가서는 조심하구!
Yancy:그래. 그렇구나. 그러면... 기회가 되면, 또 보자. 너네도 도시로 와. (자신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가버린다는 사실이 말을 뱉고나서야 떠올랐지만 어물쩡 무시한다.) ...고맙다. 갈게.
레티. 출발할까?
Ratty:흐, 흐... 그래.
(레티는 먼저 운전석에 자리한다.)
Yancy:아. (훌쩍 운전석에 올라타는 그를 보고 잠시 주춤하다가 얌전히 조수석에 앉았다.) 그렇지. 네가 길을 아니까... 부탁할게.
차에 오른 얀시,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얀시는 어쩐지 이 차가 낯이 익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모르는 차인데도.
어쩌면, 그저 흔해 빠진 모델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알 수 없는 의문을 뒤로 한 채, 레티는 자동차를 출발시킵니다.
저 멀리서 백미러로 소년들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도 가야지요.
여행의 끝, 도시를 향해서.
1부 끝.

/

얀시와 레티는 도시를 향해 달립니다.
여전히 멈추어버린 것 같은 노을지는 풍경.
고개를 돌려 레티를 바라보면 노을을 풍경으로 얼굴에 그늘이 져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
얀시의 눈 앞에 섬광이 이는 것처럼 갑자기 흐려 집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얀시,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98
판정결과:실패
단순한 두통이었을까요? 지끈거리는 머리가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Ratty:... 흐, 괘... 괜, 괜찮아? (곁눈으로 얀시를 힐끗 본다.)
Yancy:아으... 잠깐 아픈 것 뿐일거야. 괜찮아, 괜찮아.
Ratty:그럼, 다... 다행이고? 아흐흐. 도시까, 까...까지는 시가, 간이 좀 걸리니까...
Yancy:차 타고 가는데도 그렇단 말이지? 정말 먼 곳인가 보네. 너도 지치면 좀 쉬어, 레티. 피곤하겠어.
Ratty:오, 내가 아-...아니면 운전을 누가 하겠어. (킥킥거리는 소리)
Yancy:흠흠... (괜히 민망함과 미안함에 풍경으로 눈을 돌린다.) 미안하다...
네가 베스트 드라이버니까, 일이 이렇게 된 걸 거라구. (어깨를 으쓱하며 웃는다.)
Ratty:... ... . 그럴지도.
(레티는 그 말을 끝으로, 침묵한다.)
한참을 이렇게 가야한다면, 꽤나 숨이 막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얀시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90
판정결과:실패
얀시는 지속되는 두통 탓에 제대로 된 추리를 하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Ratty:...
가방에, 라, ..라디오, 이, 이, 있어.
Yancy:라디오...? 아, 그때 찾았던 건가...
뭐가 나오긴 해? (가방으로 시선을 옮겼다가 당신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묻는다.)
Ratty:글쎄, (불안정하게 떨리는 손가락이 핸들을 톡톡 두드린다.) 트-틀, 틀어보, 보는 건 어때.
Yancy:(아무말 없이 고개만을 가볍게 끄덕이곤 가방을 뒤적인다. 레티의 말대로 작은 라디오 하나가 손에 걸린다.) 이건가본데...
(라디오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작동 버튼을 누른다.)
얀시가 라디오를 키자 잠시 지지직거립니다.
주파수를 몇 번 조정 하자,
아름다운 미성으로 뉴스가 나옵니다.

통신이 잘 통하지 않는 지 가끔 지직거리지만요.

라디오 : 《최근 ---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노리는 ---들이 늘어났습니다….》
얀시, 듣기 다이스
Yancy:
듣기
기준치:50/25/10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라디오 : 《이들은 돌아가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물어뜯어, 마치 음식물처럼 섭취한다고 합니다.》
라디오 : 《그러나 타인의 기억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착각한다면 진정한 자신은 영원히 소멸됨을 상기하여야 합니다.》
라디오 : 《기억 사냥꾼들은 주로 도심지의 사람들을 노린다고 하니,》
라디오 : 《모두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
뉴스가 끝났는 지 이윽고 노래 하나가 흘러나옵니다.
뉴스가 나오는 동안 아무 말이 없던 레티가 중얼거리듯이 말합니다.
Ratty:(얀시에게 하는 말은 아닌지, 그 소리가 매우 작고 불분명하다.) 고...공, 공통점이, 어, 없.. 없어서, 힉, 그럴 거야. 이건, ....이건 괜찮아.
Yancy:... ('뉴스 내용 한번 살벌하네- 하하.' 따위의 말을 내뱉으며 듣고있다가 금세 웃기를 멈추고 도시로 이어지는 길목만을 바라보았다. 자동차는 계속해서 앞을 향해 달려가고, 너는... 레티는, ...너는...)
(입술을 몇번 물었다 놓기를, 꾹 다물기를 반복하다가 말을 꺼낸다.) 역시,
...(그러나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다. 머리가, 눈에 보이는 사실이, 방금까지 겪은 일들이 다 현실을 얘기해주고 있는데 마음과 입만이 그걸 부정하는 듯이 무겁다.)
광활하게 이어지는 직선의 도로 끝에,
아지랑이 속에서 일렁이는 큰 건물들이 모인 곳이 보입니다.
이제 도착할 걸까요
자동차는 좀더 속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어서 가자는 듯이, 석양빛을 마주하면서요.
...
도착한 곳은
교외 지역과는 달리 하늘로 높게 뻗은 건물들,
어수선하고도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시에 다다른 얀시는,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길을 걷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82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니, 사실상
소위 '얼굴이 없는 자'는...
얀시 하나 뿐인 듯 했습니다.
Ratty:(그때, 얀시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푹 눌려 씌워진다.) 흐흐, 너, 누...누, 눈에 너무, 띈다고.
쓰, 쓰... 쓰고있어.
Yancy:(목적지에 다다르자마자 든 생각.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괴리감. '여기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있구나.' 하는 생각과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다니? ...순간 시간이 멈춘듯 하고 그 정적을 가르듯 떠오르는 '자동차 앞' 에서의 기억. ...나는...
...그러니까... 지금 나는...)
(아무곳으로나 촛점이 맞춰지고 흔들리는 사이 제 머리 위에 덮여지는 무언가에 정신을 차린다. '쓰고있어.' 라는 그의 말에 겨우 '으, 응.' 하고 대꾸하고선 침묵을 이었다.)
Ratty:(희멀건한 그를 가만 바라보다 두 손으로 제 낯을 문지른다.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 모양으로, 콧등과 광대가 조금 붉어진다.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말을 이어간다.) 흐, 너... 너 말야, 응? 얀시.
왜 아무 말도 없어?
넌, 너는... 넌, (이러지가, 또 입을 꽉 다물고 눈동자를 바닥으로 향한다.) 넌, 네가, ...궁금하, 하...하지 않아?
Yancy:(모자같은 것이 머리위에 덮여 제 시야까지도 가려짐에, 그가 무슨 행동을 하고 무슨 표정을 짓고있는지는 정확히 볼 수 없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나나 너나... 완전한 평정의 상태인건 아니라는 느낌만 명확하다.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는 제 시선에 따라 어느새 머리마저도 밑으로 꺼졌었나보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 퍼뜩 고개를 드니 그와의 정면까지 올라오는 거리가 꽤 길었다. 이제보니 이번엔 그가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다.)
...
('별로.' 라는 말을 하기 위해 입을 몇번이나 뻐끔거렸으나 소리는 터져나오지 않았다. 왜냐면 별로 궁금하지 않다는 건, 제 진심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무섭기 때문에. 무엇이든간에, 그렇기 때문에. 부질없는 외면을 계속해오고 또, 계속하고있다.)
...레티. 여기... 인거지? 목적지가. (부러 목소리 톤을 높히며 다른 얘기를 해본다. 목소리가 막혀있던 탓에 처음의 톤은 조금 어색하다.)
Yancy:도착한건가본데 빨리 어디로든 가야하지 않겠어? ...그래, 너 쉬고싶지는 않아? ......
Ratty:그래, ... (완전한 목적지는 아니라고, 더 갈 길이 있다는 말은 구태여 붙이지 않는다. 네 가는 발걸음이 지칠까봐. 고개를 들어 그를 본다. 나는 널 보고 있나? 네가 맞기는 해? 오, 물론 네가 맞겠지. 벌레처럼 속삭이는 갖은 목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떨리는 손을 뻗어 연기와도 같은 그에게 닿아보려다가도 이내 거두고야 만다. 갈피를 잃은 손이 바지 주머니 속으로 밀려들어가고 어깨를 한번 으쓱인다.) 그, 그, 그래도 말야... 기왕 온 곳이니까... 좀 두, 둘러봐. 얀시
어쩌면... ... . 막다, 다... 다른 골목에 모, 몰려도 좋다고... 오, 아니면, 광장에 나가거나... 병원에, 킥킥, 가본다거나... . 아직, 시간은 충분하니까 말이야.
Yancy:(이곳에 다다른 이후로 분명 제 눈에 보이고, 들리는 것들에 교외에서처럼 '이상한' 점들이 그다지 보이지 않아 정말 보통처럼, 평소처럼, 내가 아는 세상의 사실 그대로의 모습으로 느껴지는데도 그 중 단 하나, 자기 자신만이 제 마음이 납득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는게 견디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머리는 착실히 움직여, 내가 이제껏 얻은 정보들을 정리하며 내가 현실과 똑바로 마주하도록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었다. 이제까지 무슨 일이 있었지? 나는... 내가 알던 나는... 아니, 나는 나에 대해서 아는게 있기는 한가? 나는 누구지?)
(마치 제게 대답이라도 하듯 타이밍 맞추어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 '얀시'. 그 한마디로 당장의 생각들이 일시에 정지한다.)
...이렇게 사람들 많이 보는 것도 왠지 아주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지네. 말 나온 김에 광장에 가보자. 여긴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웃으면, 보이기나 할까? 아주 짧은 순간 머뭇거렸지만 그래도 웃어본다. 느낌만이라도 전해지길 바라며.)
Ratty:... ... . (레티는 마주 웃지 않는다. 아니, '마주'라는 말이 어울릴 지도 모른다. 그저, 바람결에 일렁이는 연기만이 아니겠는가. 한참을 그저 바라보다 중앙광장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저, 저기야.
얀시, 그리고 레티는 마음 속에 응어리를 남긴 채 중앙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여러 [상가]가 앙증맞게 있고, 상가 사이에는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Yancy:아... 멋지네. 이런 것도 있고. (멀리서부터도 보이는 중앙분수를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무마하려고 일부러 들뜬체 해보기도 한다. 그러다 그 주위를 빙둘러보면 상점들이 줄을 서있다. 뭘 팔고 있는거지?) 저긴 뭐야?
저 앞으로 한번 구경 가보자. 레티? (레티의 손목을 살짝 잡아 두어번 당겨본다.)
맛있는 냄새가 광장에 퍼집니다. 상가에서는 음식을 팔고 있는 것이 분명하네요.
Ratty:(얀시가 손목을 끌어당겼으나, 레티는 그 자리에 서서 버틴다. 다만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원래, 레티가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던가?) 안 돼.
Yancy:...! ... 아, ...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거니와 그럼에도 그의 태도와 표정에, 그리고 단호한 목소리에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까지 놀랐다는 사실에까지도 놀라 저도 모르게 짧게 탄식한다.)
...너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괜찮아? ...레티. 그럼 여기 있을래? 내가 혼자 다녀올...
Ratty:안 돼.
안 돼.
Yancy:(-까지 말하다가 일전에 주점에서 자신이 그가 지정해준 곳을 멋대로 떠났을 때의 모습이 떠올라 말하기를 우뚝 멈췄다.)
Ratty:안 돼.
Yancy:레티.
Ratty:... ... ... ........................
...................... 흐.
Yancy:알았어. 아무데도 안 갈게. 레티. 레티? ...(그의 두팔을 양손으로 붙잡고 그의 얼굴을 살핀다.) 여기... 여기 있을게. ...
Ratty:(언제 그러했냐는듯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실실거리며 헤프게 웃는다.) 저기, 마, 마... 마, 맛 없거든.
분수, 으응, 분수는 어때?
Yancy:(그의 표정과 상태를 살피느라 앞으로 숙여진 제 몸. 언뜻보면 마치 자신이 그에게 매달리듯 무너져있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얼마나 몸이 구부러졌는지 그가 분수를 보러가는건 어떠냐는 말을 하기에 그와 시선을 맞추려니 그의 눈을 제가 올려다봐야 할정도였으니까. 고개를 아주 작게, 그리고 점점 더 크게 몇번 끄덕이며 바로 대답한다.) ...그래. 그러자. 응. 분수 보러 가자.
가자... ...레티. (천천히 광장의 중앙으로 발걸음을 뗀다.)
Ratty:(이번에는, 꽤나 순순하게 얀시를 따라 분수가 놓인 가운데로 나선다. 그가 앞서가기에 레티가 고개를 돌려 상가를 노려보았음은 레티 하나만의 비밀이 된다.)
분수.
분수 옆에는 가판대 하나가 보입니다
분수 안으로 동전을 던져 넣으면 포춘쿠키를 주는 것 같습니다
Ratty:(검지로 얀시의 어깨를 톡톡 치고 가판대를 향해 턱짓한다.) 하, 하... 한 번, 해볼래? 흐흐. 배, 배... 배고프, 픈 것 같으니까, 너... 쿠키라도 하나 먹어봐.
Yancy:그럴까? 알겠어. 그럼... 적당히. (분수에 아무 동전이나 던져 넣고선 가판대에서 포춘쿠키를 받는다. 사실 쿠키나 배고픔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으나 그저 그가 다시 진정된 모습을 보이는게 좋아서-이 모습이 아닌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드는가, 그런 상황이 오는게 두려워서-
무엇이든 하는 거다. 너를 위해서, 어쩌면 나를 위해서.)
분수에 동전을 던진 얀시,
행운 다이스
Yancy:
행운
기준치:25/12/5
굴림:45
판정결과:실패
포춘쿠키를 반으로 가르자 쪽지 하나가 나옵니다.
Yancy:아... 뭔가 나왔다. (레티에게 종이가 나왔음을 보여주며 쪽지를 들여다본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빼앗아라,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다.
Ratty:(얀시가 쪽지를 받은걸 보고 레티도 가판대의 가까이로 간다. 분수대에 동전도 던지지 않고, 가판대에 놓인 쿠키를 제멋대로 하나 쏙 훔쳐서 종이째 와삭와삭 먹는다.)
Yancy:이거... 무슨 소릴까? (레티에게 자신이 받은 쪽지를 보여준다.) 자동차 얘긴가봐. 그래도 그건 빼앗은게 아니라 받은건데. ('처음에는 뺏으려고 하긴 했지만-' 하고 실없이 웃으며 아무런 말이나 해댄다.)
레티, 그러다 탈 나...
...음?
그래. 아까 여기 병원이 있다고 했었지? 네가 아무거나 집어먹는걸 보니 생각났어. 그렇게 큰 병원은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생겼는지나 보러가보자.
잠시만... 그런데 저게 뭐지? 레티. 나 저것만 보고 오면 안돼? ...들어가진 않을게. (상가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며 묻는다.)
Ratty:(여전히 포춘쿠키를 먹는 레티는 순순히 얀시를 보내준다.)
Yancy:큰일난다니까...
광고부터 찌라시, 경고문 등이 적힌 포스터가 다양하게 붙어있습니다.
Yancy:여기도 벽에 아무거나 붙여대는건 매한가지네. (포스터의 내용이 어떤지 좀 더 자세히 읽어본다.)
광고나 찌라시는 별볼일 없는 평범한 포스터들이지만...
경고문을 살펴보면
《주의! 최근 기억 사냥꾼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얼굴있는 자들은 귀가 시, 반드시 운송수단을 이용해주세요.》
라고 적혀있습니다.
포스터를 읽은 얀시는,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기억 사냥꾼'이란 단어를 유심히 생각합니다.
분명 차에서 들은 라디오에서 기억 사냥꾼에 대해 언급되기도 했었지요.
기억 사냥꾼, 소위 ‘얼굴 있는 자’들을 노리는 이들을 일컫는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레티를 위해서라도...
조심해야겠습니다.
Yancy:...(벽에 붙은 포스터를 얼어붙은 듯 쳐다보다가 퍼뜩, 저만치 있는 레티에게로 황급히 돌아간다. 멋대로 레티의 손을 꽉, 조금 세게 붙잡아 제 쪽으로 당긴다.) ...이제 다른데로 가자, 레티. 아까 말했던 대로 병원이든 뭐든 보러... 여긴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지. 그치? (주변에 대한 경계심을 애써 감추며 걸음을 옮긴다.)
Ratty:흐으으음.
광장에 놓인 지도를 보니,
크게 [뒷골목]과 [상실보호센터], 그리고 [도서관]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로 먼저 가볼까요?
Yancy:(지도 위에서 눈동자를 굴리다 아무렇게나 목적지를 정한다.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길로 걷는다.)
도서관
아직 열람시간이 아닌지,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Yancy:아... 여기 지금은 안 여나봐. 그럼... (일단 사람이 좀 없는 곳으로 갔으면 했다. 뒷골목으로 움직인다.)
뒷골목으로 향하던 얀시와 레티,
듣기 다이스
Yancy:
듣기
기준치:50/25/10
굴림:9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얀시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두운 골목 안에서
아드득,
하고 무언가 씹히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 뒷골목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Yancy:...(말소리도 숨소리도 멈춘다. 이대로 더욱 깊은 곳으로 가야할까? 이 길이 맞을까? 레티를... 부르고 싶은데... 금방이라도 '들킬' 것 같은 이 느낌.)
Ratty:(무엇도 듣지 못한 모양으로, 그저 멀뚱멀뚱 얀시의 손을 잡은 채 서있는다. 얀시가 고민하는 듯한 모습에 고개를 모로 기울이며 의문을 표한다.)
Yancy:...(아주 작은 목소리로 시선만은 저 앞을 향한 채 그의 귓전에 속삭인다.) 나... 저기 좀 다녀... 올... 올게. 확인해볼게 있어서 그래.
Ratty:왜? 가- 가.. 같이 아, 안 가고?
Yancy:...너는 여기 있어. (여기 있으라는 말이 조금 더 힘이 들어간다.)
안돼. 넌 여기 있어야 돼. 나만 갈 수 있어. 넌... 너는...
...나는 괜찮을지도 몰라. ...
Ratty:그럼, 너.. 너, 너도 가지 않으면 되잖아.
Yancy:...
하지만... (도대체 저기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온 세상이 알 수 없는 것 투성이다. 답답함이 자꾸만 쌓여간다.) ... 알겠어.
Ratty:흐흥, .. 흐. 이상한, 이상한 얀시... 아흐흐.
너, 너... 너는, 맨날, 생각이 너, 너, 너무 많아.
Yancy:아니...! 너, 못 들었어? 분명히 저기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고. ...
Ratty:무슨, 소리? (얀시 어깨 너머로 어두운 골목길을 빼곰 내다본다.)
Yancy:안돼! ('...!')
(황급히 자신의 입을 한 손으로 틀어막고 다른 손으로 레티의 손을 잡고서 빠르게 골목을 빠져나간다.)
골목을 빠져나가려는 얀시
회피 다이스
Yancy:
회피
기준치:41/20/8
굴림:1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얀시가 소리를 치자 골목 안에서 서너명 남짓한 무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들 사이에서, 쓰러진 무언가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
무리 중 그 누구도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나 희미하고도 뿌옇게 일렁이는 얼굴에는 피가 묻어있었습니다.
그 무리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서 빠르게 달려왔지만,
보다 민첩한 얀시가 먼저 골목을 벗어납니다. 하지만 얀시가 손을 잡고 달린 레티는 한 걸음이 늦고야 맙니다.
날붙이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한 번, 그리고 수상한 무리, 혹은 괴물처럼 보이는 이들의 날선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옵니다.
다만 소란스런 이쪽의 소리 때문인지 금세 골목 밖과 거리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얼굴없던 무리는 도망치고야 맙니다.
Ratty:흐흐, 흐... ... 흐. (무엇이 웃긴지 킬킬거리지만 얀시가 잡은 손이 덜덜 떨린다. 공포로? 아니면 ■ 때문에? 어차피 넌 이유도 모르겠지만 혹여는 단순한 버릇일지도. 깊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지.)
Yancy:...허... (설마 이쪽을 추격하거나 공격할거란 생각까진 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긴 했어도 그렇게 무리 지어 있을 줄은... 호기심이 지나쳤더라면... 그보다도,) 레티.... (무엇에 놀라서 그런가. 아니면 이제까지와 같은 버릇인가. 어찌되었든 위험한 상황을 이제 막 벗어난지라 그의 상태가 심히 걱정스럽긴 했다.) ('...그놈들이 우리를 자세히 봤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는게 좋을 것 같다.')
다른데 가서 좀 쉬자. 무슨 보호센터 같은게 있었던 것 같아, 여기. 거기라면 잠깐 쉬기도 괜찮을 것 같아.
그쪽으로 가볼래? (길을 떠올려보며 묻는다.) 그러고나면 아까 그 도서관도 열려있을지 모르니까.
(어디든지 여기보단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Ratty:킥, 킥킥..킥... 예, 예-예... 예전에, 응? 우리, 비스-...스, 슷한 이, 일이 있긴 했느, 느... 는데 말야, (심지어는 눈썹 사이를 찌푸리면서도 박장대소를 하며 벽에 등을 기댄다. 숨을 고르듯 크게 호흡할 적마다 가슴이 부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잠깐만, 기, 기다려봐... 곧, 가, 갈 수 있거든... . 후.
Yancy:비...슷한 일?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떠오르는 건 이제까지 그와 있었던 일들 뿐이다. 아니, 그러니까 그와 있었던 일들 중에 내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게 있는건가? ... 혼란스러움도 잠시, 힘들어보이는 그의 모습으로 정신이 팔린다.) 많이 힘들어? 레티...
Ratty:(잠깐 뛴 것이 이렇게 힘들어할 노릇일까? 구각을 올려 실실 웃다가 이내 벽에서 등을 떼어내고 얀시의 곁에 선다.) 그러니까, -...보호세, 센... 센터를, 가, 가, 갈 거지?
Yancy:...응. 그러자. 센터로 가자. (그와 눈을 계속 맞추며 안정을 유도해본다.) 거기가면 좀 쉴 수 있을거야. 추측일 뿐이지만... 보호센터라니까.
레티가 몸을 떼어낸 벽. 무언가 묻어있습니다.
Yancy:...? 레티. 잠시만, 너 등에 뭐가 묻...(레티의 등을 살피기 전에 벽을 먼저 본다.)
검붉은 것
그것은 분명한, 피입니다.
Yancy:...어? ...어어? (벽에 묻은 것의 정체를 파악하자마자 크게 놀라 바로 그의 등을 살핀다.) 너!... 설마... 아까 이렇게 된거야? ...레티! 아...!
레티. 너 걸을 수 있긴 해? 나한테 업히는게 좋을 것 같아. 센터로 가자. 아... 제길...! (놈들을 생각하며 작게 욕지기를 내뱉는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도 한데 담아서.)
(멋대로 레티를 제 등에 업고서 뛰듯이 걸어 보호센터로 향한다.)
레티의 상처는 깊지 않아보입니다. 아마, 센터에 가서 간단한 치료를 받는 게 좋아보이지만요.
레티를 등에 업은 얀시, 그러나, 점점 두통이 심해집니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주위의 소리가 이명처럼 들리더니
일순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레티가 떨어질까, 자리에서 멈춰섰으나
환각일까요?
더이상 무채색의 평화롭던 도시는 없어지고, 화려한 빛과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장소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슬롯머신이 돌아가는 소리
술주정뱅이가 고함을 지르는 소리
그 가운데 스물 남짓한 남자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얀시 역시도요.
어색해보이는 몸짓에, 어디로 두어야 할 지 모르는 시선이 이리저리 구르던 당신.
무식한 딜러님, 내기를 위해 모였던 이들. 가만히 앉아있다보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너, 괜찮은 거야?'
당신은 그리 말하며 눈을 마주쳤습니다.
Ratty:.. ... ... ㅅ.. ....얀시, 얀시? 얀시, 얀시... 얀시...
쉼 없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시 눈을 깜빡이면 그 화려했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이, 다시 익숙한 그 도시입니다.
얀시는 시야가 조금 뿌옇게 보일 뿐, 이제 현기증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Ratty:이봐아아... ... 나, 나... 날, 업고 뛰다가, 네가 머, 머... 먼저 쓰러지, 지면 어떻게해... (킥킥거리는 웃음소리) 업히, 힐래?
Yancy:... (쓰러지지 않으려 두 다리에 힘을 집중했다. 알 수 없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이드는 광경이 제 시야에서 뒤섞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그의 목소리가 연신 제게로 닿는다.) ... 렛... ...레티.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가 조금 더 정신을 차리려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이따가 얘기하자. 일단은.. 이동해야겠어. (그의 웃음소리에 그에게 보여주려는 듯 같이 웃어보이지만 힘이 없다.)
Ratty:흐으응... (얀시를 살피지만, 그런들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없어 순순히 따를 수밖에.) 세, 세... 센터로 가면, 좀 나을 거라고... 흐. 나도 치, 치..치, 치료바, 받을테니까... 너도, 같이 있어.
(그러고서는 얀시를 부축하듯 이끌며 상실보호센터로 향한다.)
상실보호센터
새하얀 벽, 새 하얀 가구의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병원과 비슷한 공간입니다.
안에는 [데스크]와 대기실, ‘직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문이 있습니다.
Yancy:(지친 기색을 떨치려는 듯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저기서 접수하면 되는건가. 가보자. 접수하러. 알아서 해주겠지. (데스크로 다가가 직원을 찾는다.)
데스크에 다가가면 밝은 목소리로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입니다!”
직원이 인사합니다.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미성의 여인입니다.
데스크 위에는 [안내책자], [태블릿]이 놓여있습니다.
Yancy:어... (생각보다 더 쾌활한 목소리에 마주 인사를 하지 못하고 바보같이 서있었다. 그러다 놓여있는 안내책자를 본다.) 아, 저, 이거 먼저 보고 말씀드릴게요. ...어디보자... (안내책자를 집어 펼쳐본다.)
안내책자에는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에! 잃어버리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나요? 그럴 때에는 망설임 없이 상실보호센터에 방문해주세요! 당신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Yancy:('아...!' 여기라면 궁금증이 좀 풀릴 수도 있겠다 싶다. 그 옆의 태블릿도 곧바로 살펴본다.)
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촉진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망각환, 형체도 남기지 않는다는 소멸과.
...
터무니 없는 가격들입니다.
직원: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Yancy:기억촉진제? ...으음. ...일단은 뭐, 접수부터... (혼잣말을 중얼거리고선 레티의 등을 살핀다. 그리고 직원에게 말을 건다.) 저기, 저랑 이 사람까지 같이 접수할건데요. 저는 그... 그러니까 여기 안내책자에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고...
이쪽은 등에 외상을 입어서 치료를 좀 부탁하고 싶습니다만. ...
직원: 어머! 네, 알겠습니다. (직원은 깜짝 놀라는듯 하더니 금세 무전을 통해 의료진을 불러 레티를 데려간다.)
(그러고는 얀시를 보며) 태블릿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센터에서는 기억을 잃어버리신 분들을 위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답니다!
손님께서는 유난히 특별한 기운이 느껴지시네요. 손님과 같으신 분들께는 샘플을 제공해드린답니다.
기억촉진제의 샘플을 사용해보시겠어요?
Yancy:(보호센터라더니 상품 판매 이외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샘플을 제공해준다니...) ...좋습니다.
직원: (데스크의 서랍에서 안약처럼 생긴 병 하나를 건네준다.)
Yancy:...고맙습니다. (안약을 손에 쥐고 바라보다 다시 직원에게 묻는다.) 이거... 어떻게 사용하면 됩니까?
직원: 약을 눈에 넣어주시면 된답니다.
Yancy:(고개를 끄덕이며 '네.' 하고 짧게 대답한 뒤 바로 뚜껑을 열어 눈에 기억촉진제를 넣는다.) 음...
눈에 약 한 방울이 떨어지자,
센터에 오기 전과 같이 전혀 다른 시야가 펼쳐집니다.
이곳은, ...그래요. 뉴욕이었죠. 빅 애플, 도박꾼들의 도시. 수많은 조명이 자리한 곳.
'흐, 너, 왜, 왜 도망쳐?'
'내가 어, 언제 그랬다고!'
킬킬거리며 웃는 소리 뒤로 당신의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사소하게 말다툼하고, 대화하고, 이따금은 손과 손을 마주한 채 체온을 나누기도 했던 우리.
게임에서 지고 점수를 반이나 뺏겨 펄펄 뛰며 드러누워 소리치던 당신의 모습까지도 선명합니다.
'너도 어차피 목이 잘릴 거야.'
당신이 몸을 끌어안습니다.
'갈대를 보면 네 생각이 들겠지.'
노을 속,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듯한 포옹의 뒤로
당신은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환상과 같은 기억 속에서 깨어납니다.
Ratty:(어느 새 치료를 받고 왔는지 얀시의 옆에 서있다.)
약, 바... 받았다며. 샘플? 흐흐... 샘플인가?
(머리를 붙잡고 약간 비틀거렸다.
아까전과 같은 기억이 다시금 선명하게 떠오른다. 제 인생 최후의 기억들.
그리고 그 때에 다다르기까지 걸었던 자신의 시간들.
끝내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저와 눈을 마주치는 '자신', 얀시 클리브랜드. 분명한 나의 과거다.) ...
(로비에 우두커니 서있으니 어느새 제 곁에 와 서있는 그가 눈에 들어온다.)
Random K:레...
Yancy:('레티.' 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려던 말을 가로막는 기억들. 너는 이제까지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만났었는지 다 기억하고 있었던걸까? 그렇겠지?)
Ratty:뭐라도... 떠오르, 르는, 흐흐, 게 있어?
Yancy: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이봐, 레티. ....넌...
나는...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같이 있지?
Ratty:흐으응…?
Yancy:떠오르는게 있냐고? ...너와 내가 같이 알고 있을만한 것들... 뉴욕에서의... (작은 한숨을 쉬며 손으로 잠시 이마를 짚었다 떼어낸다.)
Ratty:뉴요오오옥? 히힉, 힉... 뉴욕? (같은 단어를 번복하며 따라한다.) 글쎄, 모르겠네~?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86
판정결과:실패
얀시는 이제서야 시야가 흐릿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Yancy:...레티, 그런데 너... 내 바로 앞에 서있는게 맞지?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부자연스럽게 저으며 눈앞에 집중한다.)
Ratty:...? 킥, 킥 오! 그럼, 그럼... 물론이지.
(눈가를 찌푸리는 것에 고개를 쑤욱 빼어 얀시를 바라본다. 그러다 문득) 킥킥, 샘플... 부작용 아냐?
Yancy:그런데 왜이리... 네가 안 보이는거지. 아니, 너말고도 전부... (눈을 손등으로 문지른다.) 아... 부작용 얘긴 없었는데. 이상하네. ...이런.
선명하게 보이는 직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희 물건들 중에 부작용은 단 한번도 없었답니다!
아휴! 정말! 안 살 거면 나가세요! 나가!
부작용 얘기에 화가 난 듯, 직원이 두 사람을 센터에서 내쫓습니다.
Ratty:... ... .
Yancy:남의 얘기를 엿듣기나 하고 말이지, 저사람... (몰래 얘기한 것도 아니었으나 괜히 끼어들어선 내쫓김까지 당한터라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센터 입구를 노려본다.) 어쩔수없네. 뭐, 치료도 다 받았고 여기엔 더 볼 일 없는거지.
Ratty:그으..렇지? (잘 모르는 것 같다.)
Yancy:어떡하지? 이제... 아. 혹시 아까 그 도서관에라도 다시 가볼까?
Ratty:(고개를 끄덕인다.)
두 사람은 도서관으로 향할까요?
Yancy:(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자마자 주저없이 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서가에 여러가지 책이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Ratty:오? 오... ...오..... (구분된 책장들을 보더니 어디론가 혼자 뽈뽈 사라진다.)
얀시는 [서가1], [서가2], [서가3], [문헌자료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Yancy:레티...! (도서관이라 큰 소리는 내지 못하고 그의 뒤만 눈길로 좇는다.) 둘러보고나면 다시 오겠지... (내부를 둘러보니 책들이 적당히 나누어져 있는 듯 하다. 서가1로 향한다.)
서가1
문학작품이 모여있는 서가인 것 같습니다.
서가 1을 둘러보는 얀시는,
자료조사 다이스
Yancy:
자료조사 Roll
기준치:75/37/15
굴림:63
판정결과:보통 성공
얀시는 책장 사이에서 종이 끄트러미가 올라온 시집 한 권을 발견합니다.
Yancy:(유난히 눈에 밟히는 책 한 권을 집어보니 시집인 것 같다. 뭐라고 적혀있는지 한번 훑어본다.)
시집을 펼치자 사이에 끼워져있던 종이가 툭 떨어집니다.
Yancy:(무슨 종이 조각이 떨어졌다. 이게 뭐지? 주워서 살펴본다.)
얀시, 행운 다이스
Yancy:
행운
기준치:25/12/5
굴림:97
판정결과:대실패
물에 젖어 흐리지만, 분명 읽어본 적 있는 내용입니다.
‘빼앗아라,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다.’
다만, 뒷면에 무언가 적혀있는지 글씨가 비춰집니다.
Yancy:(흐릿한 글씨를 짜맞추니 익숙한 문장이 나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다 뒷쪽에도 뭔가 있는 것 같아 종이를 뒤집어본다.)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그럼에도 당당히 소유할 자격이 있는가?’
Yancy:...(쪽지에 적힌 문장들을 머릿속에 넣고선 책을 도로 꽂아 놓는다.) (서가2로 이동한다.)
서가 2
오컬트 관련 자료가 모여있는 서가입니다.
Yancy:이런건 예전에 좀 읽었는데 오랜만이군. (볼만한 것이 있나 둘러본다.)
얀시, 자료조사 다이스
Yancy:
자료조사 Roll
기준치:75/37/15
굴림:71
판정결과:보통 성공
얀시는 자연스럽게 어느 책 한 권에 손이 닿습니다. 미스테리 장르의 책이네요.
책
제목은 『망자의 여로』입니다.
Yancy:(별다른 생각없이 책을 펼쳐 나오는 내용을 읽어보기로 한다.)
핸드아웃을 확인해주세요.
망자의 여로
망각의 씨앗을 삼켜버린 불쌍한 이들이여, ... ... 기억하라, 그대는 망자이다.
이생과의 연이 끊겼기에 그들은 자신이 생명이었을 때의 모든 기억을 잊어버렸다. ...서서히 ‘나는 왜 여기 있는 가’라는 사실 조차도 잊어버리게 되며, 여로 끝에 소멸한다.
소멸.
그야말로 사라진다는 뜻일까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쩌면...
...
얀시, 이성 다이스 (1/2)
Yancy: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성 수치 1 감소.
순간, 얀시의 머리에 두통이 찾아옵니다.
얀시,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67
판정결과:보통 성공
...
주마등처럼 무언가 스쳐지나갑니다.
뉴욕의 어느 날. 모든 것이 끝났던 그 날.
패배자가 누구인지 결정지은 그 순간
떨리는 손과 우는 얼굴들을 기억합니다.
'마지막 말은?'
... 차례로 쓰러지는 사람들.
얼굴도 채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들.
그리고 단상에 서서 마지막을 기다리던 당신. 이마에 총구가 닿던 당신.
그런 기억 속 당신과 눈을 마주한 얀시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당신의 몸이 쓰러지고 나서도 기억은 계속됩니다. 떨리는 손을 마주 잡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위의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이 손은 얀시의 손이 아닙니다.
주위에 몰린 사람들은, 아웃라우드.
내기의 승리자들입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누구인가요?
...
아니,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 내기의 시간동안 줄곧 함께 있었던. 당신의 마지막을 보고서도 살아가야만 했던, 그 사람은...
얀시는,
자신과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순간을 떠올립니다.
얀시, 이성 다이스. (1/4)
Yancy: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65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수치 1 감소.
얀시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흐릅니다.
갑자기,
하고 큰 소리가 서가 건너편에서 들려옵니다.
Yancy:아... ...? (책을 손에 쥔 채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두고만 있다가 둔탁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싶어 책을 내려두고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이동한다.)
서가의 반대편, 난잡하게 떨어진 책들 사이로, 머리를 부여잡고 당혹스런 표정으로 얀시를 바라보는 레티가 있습니다.
Ratty:흐, 흐흑, 흐, ...아흐, 힉,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그의 여전한 흐느낌.) 기억, 기억이 ㄴ,나, 나, 나질 않아...
Yancy:(빠르게 제 얼굴의 눈물을 훔쳐내고선 곧장 그에게로 다가간다. 주위에 떨어진 책들을 보고 혹여나 그가 다쳤는지 살펴보다가 그의 말에 집중한다.) ...무슨 소리야, 레티. 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거야...! 괜찮아? 진정해, 레티. 괜찮아. 다 괜찮아. ...
Ratty:오, 안 돼... 안 돼, 이건, 오, 다들, .... ........
레티는 무언가 크게 혼란스러운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얀시는, 볼 수 있었습니다.
레티의 얼굴이 안개가 씌인 것처럼 옅게, ...옅게.
...그러나 아직 얼굴의 윤곽은 남아있습니다.
Yancy:레티. 너... (무어라 말을 하려다가 입을 급히 다물었다. 자신이 보고 있는게 현실이 맞나 싶어서. 그리고 현실이 맞는거라면, 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저 머리를 부여잡고 당황하는 레티의 어깨를 두손으로 쓸어주며 그가 안정되길 바라고 있었다.)
왜... 여기에, 도시에 오면... 아니, 도시로 가야한다고 그랬잖아. 그때 그 애들이... 그런데 왜... (작은 목소리로 생각을 되풀이하듯 중얼거린다.)
('이런건... 나 혼자 겪는 걸로 충분하다고. ....안돼. 어떻게 해야하지?...')
Ratty:(이래서는 안 돼, 이래서는 돌려보낼 수 없어.. 그 말을 연신 반복하며 중얼거리던 레티였으나 제 어깨를 쓸어주는 그의 체온에 흠칫 놀라 고개를 들고 제 옆에 있는 사내를 본다.)
그래, 도시로... ...도시에서, ...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있는다.)
Yancy:레티. 잠시만 여기 있을 수 있겠어? 그, ...잠시만. ...('네 얼굴' 이니 '기억' 이니 하는 단어를 입에 담을 뻔 했다가 가까스로 침묵한다. 다른 곳을 살펴보면 뭐라도 방법이 있을지 몰라. 너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방법' 에 대해서. 여긴 도서관이니까...)
Ratty:(레티는 두 손으로 입을, 아니, 분명 입이 있을 그곳을 틀어막은 채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무엇도 묻지 않은 채. 의문하지 않는 채. 그것이 온전한 믿음이기에. 네 말에 수긍할 뿐.)
Yancy:(그의 대답을 확인한 후, 빠르게 걸어 서가3으로 이동한다.)
레티는 얀시가 서가 2를 벗어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었습니다.
서가 3
역사와 관련된 책들이 많습니다.
Yancy:(손을 뻗어 아무거나 꺼내 펼쳐본다.)
얀시, 자료조사 다이스
Yancy:
자료조사 Roll
기준치:75/37/15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얀시가 꺼내든 책은 한 권의 수필이었습니다.
핸드아웃을 확인해주세요.
1p. .....친애하는 나의 사랑, 망자가 되어버린 클라라에게 쓰는 편지이다.
2p. 소위 말하는 얼굴이 있는 ..... 4p. 기억이 돌아왔을 때 나의 얼굴도 점차 윤곽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럴수록 점점 클라라의 얼굴이... 아니, 클라라가 나를 위해 희생...
...그러나 지금 그녀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나는 어째서인지 그녀의 모든 기억을 받았다. .... 이제 나는 귀가하기로 한다. .... ....언젠가의 그녀가 이 책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
얀시, 지능 다이스
Yancy:
지능
기준치:85/42/17
굴림:88
판정결과:실패
혼란스러운 내용입니다. 어쩌면 책의 내용이 레티와 얀시에게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Yancy:(익숙한 단어들이 보였지만 상황이 혼란스러워 제대로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우선 다른 곳을 더 찾아보기로 한다.) (문헌자료실로 이동한다.)
문헌정보실
쾌쾌한 고문서들이 가득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문서다발]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Yancy:이 중에 뭐라도 있을지 몰라... (문서다발을 집어 낱장을 넘겨본다.)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70
판정결과:보통 성공
문서다발 사이에서 연구문서 하나를 발견합니다. 아까 전 수필과는 다른 필체입니다.
‘망자들은 타인의 기억을 빼앗으면 본래는 본인의 것이 아니기에 그 자는 그대로 소멸해버린다. 그러나 만일 같은 기억을 공유한 자의 기억을 훔친다면, 함께 추억을 나눈 자의 기억이라면 결과는 달라진다.
훔치거나, 아예 뱃 값을 지불하는 자와 귀가하는 자가 서로 다른 사람임에도 생전 공유한 추억이 같거나.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망자와 함께 나가기 위해 억지로 기억 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가르쳐 주어서도 안 된다. 그것은 결국 망자의 영원한 소멸을 가져온다.’
Yancy:뱃값... 귀가... 함께 나간다고? ... ...(눈에 바로 들어오는 단어들과 함께 나머지 글도 분명히 읽어두고서 다시 레티에게로 돌아간다.)
레티가 있던 서가로 향한 얀시.
그러나 그곳에 레티는 없었습니다.
다만, 반짝이는 무언가가 책장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Yancy:(그의 이름을 연신 불러보았으나 돌아오는 대답도 보이는 인영도 없다. 문득 제 시선을 낚아채는 무언가가 보여 곧장 무엇인지 살펴본다.)
그것은
레티의 반지. 그것도 한 쌍의 반지입니다.
얀시가 반지를 주운 그 순간
갑자기 가지고 있던 라디오가 지직거립니다.
Yancy:이게, 왜 이러지? (갑작스러운 노이즈에 약간 놀랐다가 라디오를 꺼내어 건드려본다.)
전파를 맞추지도 않았는데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레티입니다.
라디오: ...힉, 아, 아.. 안녕, 얀시.
도시 ㅂ, 밖까지! 흐흐, 너를 배, 배...배웅해주는 게, 흐, 나의 모, 목표였는데 말야...
아쉽게도 그러지 모, 못하게 될 것 같네에에에...
점점 모든 기억이, 사, ..사사, 사라져서... 킥킥.
오, 너무, 미, 미안하지만, 사실은 네, 네, ...네가 나에게 어떤 사,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게, 겠다고. 이제는.
어차피, 마, 말야... 나는, 다른... 다른 것도 모두 잊, 잊을테니까... 내 기억을 뱃 값으로 치, 치루고 너-너-너를 대신 살리고자 했는데! 아흐흐, 흐...
라디오: 이, 이, ㅇ, 이제 넌 나를... 봐도 나인지 모르겠지! 흐. 겨, 겨.. 겨울잠쥐가... 결국, 머리가 잘려, 려서...
....
(치직거리는 소리) 나는누구지?너는누구길래나는너를이렇게보고싶어하는거지?너는누구야?너는, 넌...난?
... ... 아무것도 모, 모르겠네.. 흐흐. 하지만, 네, 네... 네 얼굴이 보고시, 싶으니까... 찾아와. 마지막으로.
오! 오! 어-어...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킥, 킥, 그리워한다니... 이상한 일이야.
Yancy:레티? 레티! 너, 어, 어, 어디에 있는거야. 지금 어디에 있는거야. 너... 제발... 말해줘. ...레티... 너를... 애초에 도시에 오는 건 너만 왔어야 했는데. (자신이 갖고 있는 건 라디오 일 뿐, 무전기가 아님에 자신의 목소리 또한 그에게 닿지 않을 것을 안다. 그럼에도 라디오를 두손으로 붙잡고서 애원하듯 그를 부른다.)
라디오: 찾아와, 날, 차, 찾아와. ...내 여, 여행자야. 내 해터야. 나의 흰토끼. 앨리스.
숨바꼭질을하자
그 말을 끝으로 라디오는 뚝 끊겨버립니다.
이제, 선택은 얀시의 몫입니다. 레티를 찾거나, 곧바로 이 세계를 떠나 귀가하거나.
Yancy:그래. 숨바꼭질... 시작하자. ('하지만 내가 잘 못 찾을지도 몰라. 그러니 시간이 너무 흐르면 바로 나와줘야 돼. 안 그러면 나는 너를 찾다가 어느 순간 미쳐버릴지도 몰라.)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의 말들을 떠올리고 되뇌인다. 또 입으로 반복한다. 주저앉았던 다리를 일으켜 어디로든 너를 찾아 나선다. 하염없이.)
'기억 못해도 돼. 내가 다 기억할거니까. 네 옆에서.' '그러니 나는 너를 찾아야만 해.'
도서관에는 레티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도서관을 나서면,
아까 전 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과 같았던 이들이
그들의 얼굴이 사라져있습니다.
마치 교외에서 만난 이들처럼요. 얼굴 없는 이들 사이에서 얀시는, 도시 안을 돌아다니며 레티를 찾아야 합니다.
...찾을 수 있을까요?
얀시는 [중앙광장], [뒷골목], 그리고 [상실보호센터]를 가볼 수 있습니다.
Yancy:(햇빛에 눈을 잠시 감았다가 생각이 닿는대로, 발걸음 닿는대로 간다. 중앙광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중앙광장. 하나 같이 모두 얼굴 없는 자들 뿐입니다.
레티, 레티. 그의 이름을 부른들 그는 대답할 수 없겠지요.
다만,
얀시, 관찰 다이스
Yancy: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54
판정결과:보통 성공
상가 쇼윈도에 비춰지는 얀시의 얼굴은
뚜렷합니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러나 이 허무함은 무엇일까요.
Yancy:(그를 찾기 위해 걸음을 바쁘게 옮기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야에 종전과 다른 것이 걸려 뒤돌아갔다. 유리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이 선명하다. 그러나 제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두손을 들어 제 얼굴을 감싸고 흐느낄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눈물범벅이 된 손바닥으로 이마와 머리칼을 쓸어넘기고, 그를 찾아 성큼성큼 걷다가 다시 또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내기를 반복한다. 이가 가늘게 떨린다. 그런 잇새로 그의 이름만이 연이어 흐른다.)
(상실보호센터로 이동한다.)
상실보호센터
이름에 걸맞도록, 얼굴 없는 이들이 가득한 건물입니다. 모두들 접수원에게 한두마디씩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
이 중에, 레티는 없는 듯합니다.
Yancy:(저마다 자신의 일로 바빠보이는 사람들 속에 내가 찾는 이는 없는 것 같다. 입구를 조금 들어섰던 몸을 물려 거리로 나왔다. 벌써 도시 밖으로 나간 건 아니겠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그를 찾다보니 어느새 뒷골목 언저리에 서있는 자신이 있다.)
뒷골목
...
다른 곳들보다는 인적이 드문 장소였지만,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거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져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이들 사이로
얀시는 본능적으로 누군가의 손을 잡았습니다.
없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몰라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레티
Ratty:... ... (얼굴이 뿌옇고 흐린 연기이기만 하여, 이제는 한낱 이목구비조차 없이 그저 하얀 가면을 쓴 것만 같다.)
Yancy:... (그의 손을 잡고서 우뚝 선 채로 그자리에서만 땅바닥에 수십개의 눈물을 떨구었다. 그는 내가 왜 이러는지, 애초에 내가 누구인지,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불러본다.) 레티. (,하고 그의 이름을.)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던 것처럼.)
...레티. 여기있었구나. 다행이다. 어디 다치진 않았지? 다신... 널 놓치지 않을게.
내 손, 꼭 잡고 있어. 나도 그럴테니까.
Ratty:흐으음...? 흐, 뭐야아. (잡힌 손에 멀뚱히 제 건너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기만 할 뿐, 레티라는 이름에는 반응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소- 손을? 킥, 킥.... 내-내...내가 왜 그쪽, 손을, 자-잡, 잡고 가?
Yancy:안 잡으면, 후회할지도 몰라. 그냥 그런 줄 알아.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자신을 이 손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
...가야 할 곳이 있어.
Ratty:어디이인데에.
Yancy:재밌는 곳.
내가 데려다 줄거야. 나만 알아, 거기. 어때? 궁금하지?
Ratty:(한참을 말도 없이 서있기만 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인 것처럼 보인다.) 이, 이상한... 사람이네, 너어.
...
이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은 얀시뿐입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음에도, 얀시의 이름도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레티는 얀시의 잡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Ratty:하, 하지만 말야.. .. 나, 뭔가 이, 이... 이, 잊은 것 같거든...
뭘 해야, 해야했는데....
....
누굴, 배웅, 배웅... 데려다줘야, 할, 할텐데...
..........
혹시 아, 아, 알... 알아?
얀시는, 다시 선택해야겠지요.
하지만 알고 있을 겁니다. 둘 모두 여행을 끝내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요. 어느 한 명은, 이 여로에 머물러야 합니다.
Yancy:(그의 손을 잡고 약간 앞서서 걷다가 그의 말에 걸음이 느려지기를 한번. 그리고 아예 멈춰서서 그를 돌아보기를 한번. 환하게 웃어보였다.) 아니? 나는 잘 모르겠는데... 착각일거야. 더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 레티. 괜히 피곤해지기만 해.
Ratty:(그게 너야? 내가, 널, 널 배웅해야해? 분주하게 말이 많아진 입으로 얀시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간다.) 우리, 힉, 어... 어디로 가야해? 계속, 계속? 걸어?
Yancy:아니. 아니야. 내가 아니야. 다른 뭔가랑 착각하는거 아닐까? 피곤한걸지도 몰라. ...글쎄, 가다가 자동차라도 나오면 그거 타지 뭐. 나한텐 없지만... 어떻게든 구해질 걸?
그러니까... 가자.
(그에게로 향했던 고개를 제 앞 정면으로 돌려 입술을 꾹 물었다가 방금과 변함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타러 가자. ('가자' 라는 말 외에는 아주 작게, 그리고 흐릿한 발음으로 내뱉어서 잘 들리지 않는다.)
얀시는 이 도시를 떠나 둘이 함께, 어디론가 가기를 소원하나요?
Yancy:(이젠 내가 그를 배웅하러 가야한다.) (그게 나의... 목표다.)
얀시와 레티는 도시에 올 때 타고온 차를 타고, 다시 교외로 돌아갑니다.
긴 도로를 달리며 노을이 두사람을 비춥니다.
빛을 받아 붉게 물든 레티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얀시가 본 사람들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얀시에게 기억을 넘겨준 레티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돌아온 교외에서 바에 다시 들려도 좋고, 산책을 해도 좋습니다.
레티가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얀시는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끝내 최후에 레티, 혹은 얀시 어느 한 명이 소멸하더라도 서로는 이 조차 기억할 것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둘 모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후까지 당신과 있을 수 있다면.
END. 그것을 행운이라 여겨도 괜찮지 않을까